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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그룹 계열사들 운명은?

동양그룹 계열사들 운명은?

입력 2013-10-01 00:00
업데이트 2013-10-0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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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레저·동양인터내셔널 법정관리 개시 불투명동양증권은 매각 추진될 수도

동양그룹의 ㈜동양 등 5개 비금융 계열사들이 모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해 이들 기업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현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구조조정을 진행하게 되더라도 상당수 계열사 매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결국 그룹의 모태인 동양시멘트 등 일부만 건져 그룹 명맥만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 5개 계열사 법정관리 개시 여부는?

1일 산업·금융계에 따르면 자금난에 빠진 동양그룹 계열사 중 ㈜동양, 동양시멘트, 동양네트웍스,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레저 등 5개 계열사가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원이 실사를 거쳐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고 판단한 기업은 법정관리 개시 결정을 내려 회생계획안에 따라 구조조정을 진행하게 된다. 그러나 청산가치가 더 높아 개시 신청이 기각된 회사는 파산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시장 관계자들은 현재로선 법원이 5개 동양그룹 계열사에 대해 모두 법정관리 개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에 대해선 법정관리 개시 여부가 불투명하다.

비상장사인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는 작년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올해 7월 말 현재 관계사 차입금을 뺀 일반차입금은 각각 4천115억원, 3천2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반차입금 대부분이 단기성 기업어음(CP)으로 구성돼 이번 동양그룹 유동성 위기를 가져온 주범으로 꼽힌다.

골프장 4개를 갖고 있는 동양레저는 특별한 사업을 하지 않는다. 동양인터내셔널도 원재료 구매 등 무역업을 하고 있으나 적자를 내고 있다. 다만 두 회사는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 그룹 지배구조를 연결하는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동양, 동양시멘트, 동양네트웍스 등 3개 계열사는 법정관리 개시를 통해 정상화 추진 가능성이 있다.

㈜동양은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650.6%, 차입금의존도 73.9%로 재무안정성이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총차입금 1조1천970억원 중 대부분이 단기성 차입금으로 구성돼 상환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고 증시 상장회사여서 정상화가 추진될 것으로 관측된다.

시멘트업을 영위하는 동양시멘트는 부채비율이 196%로 다른 계열사보다 낮고 회사채도 내년 3월 이후에 3천억원가량 만기가 돌아와 아직 유동성에 여유가 있는 편이다.

안영복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동양시멘트는 확실한 자기 사업을 하고 있어 동양그룹의 다른 비제조업 계열사와는 펀더멘털(기초여건) 면에서 차이가 있다”며 “만기가 임박한 채권도 없고 CP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 회사라서 비교적 탄탄하다”고 설명했다.

동양네트웍스 역시 최근 그룹 창업주 미망인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의 1천500억원 규모의 오리온 주식 증여로 부채비율이 723%에서 150% 이하로 떨어졌다. 금융권 여신은 730억원 수준에 불과하며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잔액도 없다.

◇ 소수 계열만 남기고 매각 가능성 커…경영권 유지 가능성도

동양그룹의 지배구조는 현재현 회장→ ㈜동양→동양인터내셔널→동양시멘트→동양파워→삼척화력발전소, 현재현 회장→동양레저→동양증권 등의 형태로 돼있다.

만약 법원이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에 대한 법정관리 신청을 기각해 두 회사가 청산 절차를 밟게 되면 보유 자산 처분이 불가피하다. 두 회사는 동양증권, 동양시멘트, 동양파워 등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동양레저는 ㈜동양 지분(보통주 기준) 36.25%, 동양증권 지분 14.8%, 동양파워의 지분 24.99% 등을 보유하고 있다. 동양인터내셔널은 동양증권 19%와 동양시멘트 19%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현 회장은 ㈜동양과 동양레저 지분을 각각 4.45%, 30%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 총 33.9%의 지분을 보유한 동양증권은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동양그룹은 나머지 계열사의 법정관리 개시 결정이 내려져 회생계획안을 마련할 때 자산 매각을 통한 개인 투자자 손실 최소화 방안을 일차적으로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역시 계열사 등 자산 매각이 불가피하다. 실제 그룹은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까지 동양매직, 섬유사업부, 동양파워 등 매각을 추진해왔다.

다만, 채권자에 자산을 덜 뺏길 수 있는 법정관리를 택한 동양시멘트와 동양네트웍스는 정상화 후 그룹에 남아 명맥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할 공산이 크다. 구조조정으로 시간을 벌면서 동양파워에 대해서도 지분만 팔고 경영권을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양그룹은 법정관리를 진행하면서 지분매각 등으로 동양네트웍스 등 일부 계열사만 남기고 매각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재계에선 동양그룹이 웅진그룹과 비슷한 과정을 겪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웅진그룹은 법정관리 신청 전 웅진홀딩스, 웅진코웨이, 웅진에너지, 웅진씽크빅, 웅진케미칼 등 상장사 5곳을 포함해 14개 계열사 중 웅진씽크빅과 북센 등 출판부문 2개만 남기고 모두 매각하는 회생계획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룹 명맥만 유지한 채 해체나 다름없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겪는 것이다. 다만, 법원은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과 부채 정리를 통한 정상화 후 2세의 대주주 지위와 경영권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재계의 관계자는 “법원이 투자자 손실 최소화를 위해 계열사 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제시하되 웅진처럼 오너 일가의 경영권을 유지해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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