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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그룹 부실은 취약한 지배·재무구조 때문”

“동양그룹 부실은 취약한 지배·재무구조 때문”

입력 2013-10-01 00:00
업데이트 2013-10-0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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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 보고서…”웅진·STX, 무리한 사업확장에 발목”

동양그룹이 부실기업으로 전락한 이유는 취약한 지배구조와 수익·재무구조의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1일 발표한 ‘웅진, STX에 이은 동양그룹의 부실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동양그룹 부실화의 근본 원인을 분석했다.

한신평은 “지배구조가 약하면 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동양증권을 지배하기에는 부족한 자금력을 보유한 그룹이 재무사정을 간과하고 무리하게 지배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순환출자는 외견상 재무구조를 실제보다 좋게 보이게 하는 효과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재무구조는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며 “한쪽의 부실이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쉽게 전이되는 특성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과 재무구조의 구조적 취약성도 동양그룹을 어렵게 만든 원인으로 꼽혔다.

한신평은 “시멘트 사업은 동양그룹의 ‘캐시카우’(Cash-Cow)였지만 2005년 이후 구조적인 공급과잉, 치열한 점유율 경쟁, 건설경기 둔화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다”며 “차기 사업동력이 없는 상황에서 2005년 이후 차입금이 3조원을 넘었고 2천억원이 넘는 금융비용도 영업이익으로는 충당하기 힘들었다”고 강조했다.

열악한 재무구조 때문에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한 추가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발행 확대를 통해 돌려막기 식으로 위기를 넘긴 것도 문제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신평은 동양그룹보다 앞서 부실화의 길을 걸은 웅진그룹과 STX그룹의 경우 무리한 사업확장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한신평은 “웅진그룹은 웅진에너지 설립(2006년), 극동건설 인수(2007년), 웅진폴리실리콘 설립(2008년) 등 기존의 자금력으로는 성공하기 쉽지 않은 사업확장을 단행했다”며 “STX그룹도 2007년 이후 중국 대련 조선기지 건설과 아커야즈(현 STX유럽) 인수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변동성이 큰 산업인 건설·태양광(웅진), 조선·해운(STX)에 두 그룹이 주력했다는 점도 부실을 가져온 한 원인이었다고 한신평은 분석했다.

한신평은 “웅진, STX, 동양그룹은 단순히 수익성 악화나 재무구조 개선 지연에 따라 기업이 휘청거린 것이 아니다”며 “지배구조의 문제, 사업 포트폴리오의 편중, 무리한 사업확장 등의 요인이 그룹을 무너뜨린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웅진, STX, 동양의 부실화 원인을 한 가지라도 가진 그룹은 복합적인 부실이 발생하기 전에 신속하고 충분한 구조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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