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협상 타결로 ‘이란발 유가 전쟁’ 본격화

핵협상 타결로 ‘이란발 유가 전쟁’ 본격화

입력 2015-04-03 03:56
업데이트 2015-04-03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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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의 주요 쟁점이 2일(현지시간)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이란발 유가 전쟁의 총성이 울렸다.

확인 매장량 기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중동 2위의 원유 자원을 보유한 이란이 제재 해제로 국제시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되면 산유국의 시장 점유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란은 2011년까지 하루 평균 215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지만, 2012년 7월 미국의 국방수권법 시행으로 그해 153만 배럴, 2013년엔 100만 배럴로 수출량이 급감했다.

국방수권법은 이란산 원유를 수입량을 전반기 대비 20%씩 줄여야 하는 제재 법안으로, 이란은 2013년 11월24일 핵협상이 잠정 타결되면서 그나마 수출량을 당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란 경제 회복의 원동력이 될 제재 해제에 대한 이란 정부의 기대는 크다.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일 핵협상 타결을 발표하면서 “이란이 국제 원유시장의 ‘참가자’가 될 것”이라며 다른 산유국과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했다.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최근 이란 샤나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국제사회의 제재가 해제되면 수개월 안에 원유 수출량이 하루 100만 배럴 더 증가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루 평균 수출량이 최소 200만 배럴은 될 것이라는 뜻이다. 이는 산유국 가운데 수출량 기준 세계 5위 권에 해당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달 16일자에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쏟아지게 되면 유가 하락이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놨다.

마나르 에너지 컨설팅의 수석 애널리스트 로빈 밀스는 이 신문에 이란이 판로만 확보한다면 향후 1년 안에 하루 수출량 증가분이 최대 80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뮤얼 시스주크 스웨덴에너지기구(SEA) 수석고문도 31일 로이터통신에 “이란이 국제원유 시장으로 돌아오면 산유국 사이에 일종의 ‘가격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핵협상 시한인 31일을 앞두고 타결 전망이 높아지자 세계 주요 유종의 가격이 하락세로 반응한 것은 이 가격 전쟁의 ‘서곡’이라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선 이란이 원유 시장에 등장하면 배럴당 20∼30달러까지 유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특히 대형 공급선 이란의 등장으로 중동산 원유의 주수입국인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의 가격 협상력이 커질 전망이다.

이란이 초기 진입 장벽을 넘기 위해 원유 가격, 운송 조건을 경쟁 산유국보다 유리하게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가 이란산 원유를 일일 30만 배럴 정도 수입하고 있다.

이란의 원유 공급이 본격화하는 시점에 대해서는 예측이 엇갈린다.

이란에 대한 제재로 원유 생산 시설이 노후됐고 첨단 기술도 도입되지 않았던 탓이다.

이를 두고 1년 반 정도 뒤인 내년 하반기께 이란의 원유 증산이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하지만, 이란이 2천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비축해놓은 데다가, 아시아 여러 국가의 원유 저장고를 임대해 온 것으로 알려졌기 ?문에 판로 확보를 위해 예상보다 이르게 이를 공격적으로 국제원유 시장에 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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