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하메네이 비밀서한…핵협상 타결 이끈 숨은 요인들

오바마-하메네이 비밀서한…핵협상 타결 이끈 숨은 요인들

입력 2015-04-03 16:35
업데이트 2015-04-0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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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출신 미국-이란 물리학자 가담, 고위급 회담만 19차례

이란 핵협상이 2일(현지시간) 좀처럼 좁혀질 것 같지 않던 당사국 간 이견을 극복하고 극적으로 타결되기까지는 서로 한발씩 양보하는 등 공감대 형성의 노력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서신 교환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하메네이에게 핵협상이 타결된다면 중동에서 세를 떨치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양측이 협력할 수 있다는 내용의 비밀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해 온 오바마 대통령이 핵협상 타결을 위해 외교적으로 껄끄러운 관계인 이란의 최고지도자에게 먼저 손을 내민 것이다.

당시 백악관은 하메네이가 이란에서 핵 문제에 관한 열쇠를 쥔 결정권자라는 사실과 그런 그가 미국 정부와 약속을 하는 것에 깊은 의구심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보도했다.

하메네이도 오바마 대통령의 서한에 대해 답장을 했다는 보도가 지난 2월 나왔지만 당시 이란 외무부는 이같은 보도를 부인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출신의 전직 물리학자 두 명이 미국과 이란의 핵심 당국자로서 막바지 협상에 참여한 것도 협상 타결에 기여한 요인으로 평가된다.

알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AEOI)과 어니스트 모니즈 미국 에너지 장관은 당사국 간 기술적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월 협상에 투입됐다.

두 사람은 막판 협상에서 이란의 핵연료 재고를 현재 8천㎏에서 272㎏ 수준으로 대폭 낮추기로 합의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또한 이번 핵협상 타결은 무엇보다 각각의 뚜렷한 목표를 가진 미국과 이란 정부에 의한 절충의 산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이란 핵개발 억제’ 목표와 이란의 ‘국제사회 제재 해제’ 목표라는 이해관계가 맞물렸다는 것이다.

이란 핵협상 타결을 위한 고위급 회담이 2013년 유엔 총회 이후 지난 18개월간 19차례나 열린 것도 양측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다.

이번 타결도 스위스 로잔에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8일간의 마라톤협상 끝에 이뤄진 것이다.

미국의 핵심 외교 당국자들이 단일 사안을 놓고 이처럼 오랜 시간 한 장소에 머문 것은 1978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이집트 및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이래 37년 만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특히 외국 영토에서 미 외교 당국자들이 이처럼 오랜 시간 머문 것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19년 베르사유 평화조약 체결 협상 이후 처음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WSJ는 “미국은 이란 핵프로그램의 대부분을 제거한다는 애초 목표 대신 이란에 제한적 핵주권을 허용해줬고 이란은 원심분리기를 대폭 줄이는 방식에 합의했다”면서 “이같은 양보가 핵 협상을 진전시켰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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