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56억∼1천1135억원 이상 예상
삼성전자와 애플의 미국 특허 소송을 담당한 법무법인들의 수임료가 최대 1억 달러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배심원 평결이 나온 삼성과 애플 소송의 승패 원인을 분석하면서 법학 교수들과 특허 변호사들을 인용해 수임 및 승소 계약에 따라 양사를 대리했던 법무법인이 각각 500만∼1억 달러(56억∼1천135억원 상당) 이상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27일 전했다.
1억 달러는 배심원들이 평결한 삼성의 배상액 10억5천만달러의 10%에 가깝다.
이번 소송에서 애플 측 법무법인은 모리슨 앤드 포에스터(Morrison & Foerster LLP)와 윌머 커틀러 피커링 헤일 앤드 도르(Wilmer Cutler Pickering Hale & Dorr LLP)였고 삼성 측 법무법인은 퀸 이매뉴엘 어쿼트 앤드 설리번(Quinn Emanuel Urquhart & Sullivan LLP)이었다.
WSJ는 이들 법무법인 모두 지적재산권 소송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지만 수임료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유명 법무법인인 휘네갠(Finnegan, Henderson, Farabow, Garrett & Dunner LLP)의 특허법 전문가 도널드 더너는 “삼성과 애플이 최고의 변호사들을 고용한 만큼 그들의 능력에 합당한 수임료를 지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애플을 담당한 모리슨 앤드 포에스터의 파트너 변호사 등의 시간당 수임료 중간값은 582달러(66만원 상당)였고 삼성 측 퀸 이매뉴엘 파트너들의 시간당 평균 몸값은 821달러(93만원 상당)였다.
미국 유명 법무법인인 라탐 앤드 왓킨스(Latham & Watkins)의 특허 변호사인 론 슐만은 “애플이 법률 비용에 냉정한 편이어서 순순히 수표를 줄 것 같지 않고 삼성도 비슷할 것 같다”면서 삼성과 애플이 수임료로 2천만∼4천만달러(227억∼454억원) 정도는 쉽게 낼 것으로 예상했다.
WSJ는 소송의 승패 원인으로 삼성이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애플의 주장은 정보·기술(IT) 분야의 전문 지식이 없는 배심원들을 설득하기에 상대적으로 쉬운 주제였지만 애플이 무선통신 특허를 위반했다는 삼성의 주장은 배심원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쟁점이었다고 분석했다.
럿거스대학교 법과대학원의 마이클 캐리어 교수는 “삼성의 복잡한 주장은 배심원들을 움직이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WSJ는 또 법률 전문가들을 인용해 삼성이 상대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애플 증인에 대한 반대 심문에 치중해 애플이 특허를 위반했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스탠퍼드대학교 법과대학원의 마크 렘레이 교수는 “삼성의 특허는 뒷전으로 밀린 것처럼 보였다”면서 “이런 양상은 배심원들에게 삼성이 수세적이라는 인상을 줬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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