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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추돌사고에도 침착·배려… ’빛난’ 시민의식

열차 추돌사고에도 침착·배려… ’빛난’ 시민의식

입력 2014-05-03 00:00
업데이트 2014-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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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출입문 열고 노인·여성 부축해 ‘질서 대피’

2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발생한 열차 추돌사고 당시 중상자가 다수 발생하지 않았던 건 긴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처하고 서로 배려한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고 목격자 등에 따르면 열차 추돌의 충격으로 승객들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넘어지는 등 열차 내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추돌로 건물 내부 조명까지 모두 꺼지면서 승객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어떤 상황인지 몰라 모두 당황한 가운데 한 승객이 ‘침착하세요’라고 반복해 외치면서 다른 승객들을 진정시키려 애썼다는 전언이다.

닫힌 열차 출입문을 직접 열고 대피로를 확보한 것도 승무원이 아닌 시민이었다.

후속 열차에 탔던 김소연(27·여)씨는 “사고 직후 문을 열어달라고 창문을 두드렸지만 승무원이 나타나지 않았고 아무런 조처가 없었다”며 “같은 칸에 탔던 남성 승객들이 손으로 문을 열었고 한 군인이 문이 닫히지 않도록 잡아줘서 침착하게 대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열차가 갑자기 멈췄고 출입문과 스크린도어의 위치가 일치하지 않아 겨우 사람 한 명이 빠져나갈 공간밖에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열차에 탔던 군인 2∼3명은 노약자가 먼저 나갈 수 있도록 부축했다.

출입문 가까이 서 있던 승객부터 한 줄로 서서 질서정연하게 대피했고, 승무원의 지시가 없었지만 누구도 서로 밀치거나 먼저 빠져나가려고 하지 않았다고 승객들은 전했다.

열차 출입문이 플랫폼에 닿아있는 칸에 탔던 배승철(21)씨는 “당황했지만 같은 칸에 있던 승객들이 침착하게 한 줄로 서서 이동해 모두 다 빠져나오는 데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후속 열차 6번째 칸에 탔던 고현석(24)씨는 맨 마지막까지 열차 안에 남아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승객이 없는지 확인한 뒤에야 대피했다.

고씨는 “어르신이나 여성은 열차와 선로의 높이 차이가 부담돼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 같아 부축하거나 안고서 함께 선로로 내려왔다”면서 “나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이 다 같이 노약자를 부축해 밖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젊은이들이 여자와 노인들을 도와 신속히 대피했다는 승객의 글에 안도한다”며 “누가 미개하다 그랬는가. 아픈 사고로 조금씩 성숙하는 듯”이라는 글을 올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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