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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교통수단이 없다’…커지는 국민불안

‘안전한 교통수단이 없다’…커지는 국민불안

입력 2014-05-03 00:00
업데이트 2014-05-0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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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공무원 박정민(42)씨는 휴일 근무를 하러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출근하면서 괜한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

객차 문 옆에 붙어 있는 비상탈출 설명서를 다시 한번 유심히 봤고, 창문 너머로 자신이 탄 전동차와 맞은편에 지나가는 전동차의 간격이 얼마나 되는지도 보게 됐다.

박씨는 “요즘 대형 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있는데 안전하다고 믿었던 지하철도 사고가 나니 비상탈출 안내문이 예사롭지 않게 보였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가 터진 지 보름 만에 서울 한복판인 상왕십리역에서 238명이 다치는 지하철 추돌 사고가 발생해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나마 사망자가 없었지만 세월호 참사로 큰 상처를 입은 시민들은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이번 지하철 사고에 “그동안의 안전점검과 대책은 도대체 뭐냐”는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교통수단과 관련한 대형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 국민의 불안과 불신이 커지고 있다.

지하철 추돌 사고가 발생한 2일 승객 390명을 싣고 울릉도에서 독도로 향하던 여객선 돌핀호가 엔진 고장으로 회항했고 경남 거제시 일운면 외도보타니아 인근 해상에서는 승객 141명이 타고 있던 38t급 유람선이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근래에는 3월 19일 서울 송파구에서 시내버스가 연쇄 추돌 사고를 내 대학 신입생 2명이 목숨을 잃었고 지난달 16일에는 세월호 참사로 302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외국에서는 3월 8일 239명이 탑승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실종되기도 했다.

작년에는 7월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아시아나기가 착륙 중 충돌사고를 일으켜 중국인 3명이 사망하고 승객 180여명이 다쳤으며, 11월 16일에는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에 헬리콥터가 충돌해 조종사 등 2명이 사망했다.

이쯤 되자 “이제는 뭘 타도 불안하기만 하다”는 탄식이 국민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

봉천동에 사는 주부 이정민(40)씨는 “요즘은 한 달이 멀다 하고 대형 사고가 계속 생기는 것 같다”며 “지하철이 꽤 안전한 교통수단인 줄 알았는데 이젠 지하철 타는 것도 두렵다”고 말했다.

특히 한날 발생한 지하철 사고와 여객선 고장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정부가 일제 안전점검을 벌이는 와중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국민을 더욱 허탈하게 하고 있으며, 실망감은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바뀌고 있다.

신대방동에 거주하는 안준호(42)씨는 “정부가 안전점검을 벌였다면 당분간만이라도 사고가 줄어야 하는데 오히려 사고가 더 자주 생기는 것 같다. 요식 행위로 점검하는 티만 낸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 때 엉터리 안내방송 때문에 피해가 커졌지만 이번 지하철 사고에서도 대피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승객들이 스스로 객차 문을 열고 대피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은 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직장인 박모(45)씨는 “요즘에는 집에서 아이들을 보면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안 한다. 건강히 잘 살아주기만 하면 고마울 뿐”이라며 “누가 ‘이렇게 해라’라고 시킨다고 그대로 하는 고분고분한 아이로 키우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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