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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기자실 北 해킹’ 소동 전말은…해프닝 결론

‘인수위 기자실 北 해킹’ 소동 전말은…해프닝 결론

입력 2013-01-17 00:00
업데이트 2013-01-1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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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발표 번복하면서 5시간 이상 ‘오보 사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7일 인수위 기자실 인터넷망이 북한에 의해 해킹당했다고 발표했다가 번복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인수위 임종훈 행정실장은 이날 오후 공동기자회견장 브리핑에서 “인수위 입장에서는 인수위 기자실에 해킹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를 알 수 없다. 보안당국만 아는 사항”이라며 오전의 ‘기자실 내부 북한 인터넷해킹 포착’ 발표를 번복했다.

그는 “보안당국의 담당부서 책임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기자실 인터넷망이 취약하기 때문에 백신프로그램을 설치하고 패스워드를 자주 변경하도록 당부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이를 대변인 미디어지원실장에게 전달했고, 실장이 여러분께 알리는 3단계 의사전달 과정에서 오해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기자실 인터넷망에 대해 해킹이 시도됐는지 여부, 해킹이 있었다면 북한의 소행인지 여부, 해킹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발표가 이뤄지면서 오류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대발표를 번복하는 해프닝이 벌어지면서 인수위에 대한 신뢰에 상처를 입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단은 이날 오전 9시45분께 이원기 미디어지원실장이 공동기자회견장 단상 바로 밑에서 비공식 브리핑을 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정보당국에서 인수위 전체 보안점검을 한 결과 기자실 쪽에서 북한측이 해킹을 시도하거나 해킹이 된 그런 것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인수위원이 사용하는 컴퓨터는 아니었지만 새 정부의 틀을 짜는 인수위 내에서북한의 해킹이 시도됐다는 중대한 발표였다. 그는 판단 근거나 배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 오후 책임있는 관계자가 브리핑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하지만 이후 “해킹 피해가 있었다”거나 “여러분의 피해가 우려돼 드린 말씀”이라고 한데 이어 북한의 해킹 시도에 대해서도 “확인을 좀 더 해보겠다. 책임있는 분이 와서 브리핑을 할 것”, “(북한의 소행이라는 내용을) 아침에 전달받은 것인지, 얼마 전 한 신문사가 북한의 해킹으로 피해를 본 것과 관련해 착각을 했는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책임자인 임종훈 행정실장은 그 시각 대통령취임준비위 회의에 참석하고 있어 즉각적인 설명에 나서지 못하면서 혼선은 더욱 커졌다. ‘북한의 인터넷 해킹’이라는 첫 기사가 나간 시간이 오전 10시께였는데 공식 브리핑을 한 오후 3시30분까지 무려 5시간 넘도록 오보를 방치한 셈이다.

임 실장은 오후 브리핑에서 “그 시간에 정부종합청사에서 회의를 하고 있었고, 12시30분에 회의가 끝났다. 그 뒤부터 바로 (인수위로) 와서 해명 절차게 들어간 것을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윤창중 대변인도 오후 브리핑에서 ‘보안’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선뜻 이해되지 않는 설명을 내놓아 취재진들의 항의를 받았다.

그는 북한이 해킹을 했는지, 북한이 아니더라도 실제 해킹이 있었는지 등의 질문에 “국가보안과 관계된 문제여서 구체적 말씀을 드릴 수 없다”고만 답했다.

윤 대변인은 거듭된 확인 요청에 “공개적으로 말하기에는 국가보안 문제가 있어서 절제하겠다. 행정실장께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겠다”고만 말했다.

또 “대변인이 말하면 보안에 문제가 되고 행정실장이 말하면 괜찮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상당하고도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답했지만, 임 실장은 무슨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모르겠다”고 말했다.

결국 인수위는 해킹 여부 자체를 “알 수 없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실제 해킹이 있었는지에 대해 “보안당국만 알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다만 보안업계에서는 해킹 시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내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북한의 해킹은 제3국의 ‘좀비PC’를 활용해 악성코드를 쓰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를 분석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앞서 ‘중앙일보 해킹 수사’에서도 북측의 소행임을 밝히는 데에 7개월가량 걸렸다.

한 인터넷보안 전문가는 “설사 인수위 출범 즉시 해킹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지금 단계에서 북한의 소행이라고 추정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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