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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챔피언 샤워하다가 심장마비로 사망

수영 챔피언 샤워하다가 심장마비로 사망

입력 2012-05-02 00:00
업데이트 2012-05-0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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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올림픽 첫 수영 메달 주인공 오엔 비극

 노르웨이에 올림픽 첫 수영 메달을 안긴 알렉산데르 데일 오엔이 훈련을 마치고 샤워를 하다 심장마비를 일으켜 죽음에 이르렀다. 혈기 왕성한 스물여섯의 나이여서 더욱 충격적이다.

 노르웨이수영연맹에 따르면 그는 지난 30일 오후 5시쯤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주 플래그스태프에서 가벼운 훈련에 이어 골프를 친 뒤 샤워를 하던 중 갑자기 욕실 바닥에 쓰러졌다. 의료진이 몇분 만에 도착해 그를 근처 병원으로 후송, 심폐소생술 등을 시도했지만 끝내 4시간 뒤 운명하고 말았다.

 동료들은 그의 몸 상태에 이상 징후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고인은 참변 몇 시간 전에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 “이틀 뒤면 플래그스태프 훈련을 마치게 된다. 그러면 노르웨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베르겐으로 돌아간다.”는 내용이었다.

 데일 오엔은 베이징올림픽 남자 평영 100m에서 기타지마 (일본)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선수. 올림픽 수영 사상 조국에 첫 메달이었다. 원래 노르웨이에선 수영이 그렇게 대우받는 종목이 아니었지만 그의 쾌거 이후 전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그를 좇아 수영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갖기도 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그러나 그가 국민 영웅으로 떠오른 것은 지난해 7월 상하이세계선수권 남자 접영 100m에서 금메달을 따면서였다. 요즘 한창 1심 재판이 진행되는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비크가 77명의 무고한 시민을 총기로 살해한 난동이 일어난 지 며칠 만에 쾌거를 이뤄 노르웨이인들의 마음을 위로했던 것. 난동 소식을 듣고 그가 남긴 말은 “우리는 이런 친구가 미래를 망치도록 놔둘 수 없다.”는 것이었다.

 노르웨이 대표팀의 페테르 로에브베르그 코치는 현지 언론 NRK와의 인터뷰에서 “노르웨이 수영 역사에서 가장 암울한 날”이라며 “우리 모두 충격을 받았다. 그를 너무도 일찍 잃어버린 유족들에게 우리의 생각이 일단 미친다.”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총리도 고인의 고향이자 노르웨이 제2 도시인 베르겐에서 발행되는 ‘Bergens Tidende’ 인터뷰에서 7월 개막하는 런던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리는 노르웨이 선수 중 한 명이었던 그의 죽음에 슬픔을 표명한다며 “고인은 이 작은 나라에 위대한 선수였다. 그의 유족과 친구들에게 위로를 건넨다.”고 말했다.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면서 BBC 스포츠의 애널리스트인 스티브 패리는 “뭔가 착오가 있었거니 생각했다. 내 말은, 그렇게 완벽한 몸을 지닌 세계챔피언이 심장마비로 쓰러진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상하이 현장에서 그의 경기를 지켜봤던 크리스 미첼 BBC 기자는 “당시 그의 기록 57초81은 사상 네 번째로 빠른 기록이자 노르웨이 최고기록이었다. 그렇게 단거리 수영선수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는 것은 흔히 않은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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