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0일-분노] “운전기사 양씨, 순천 인근 숲속에 유병언 내려줘”

[세월호 100일-분노] “운전기사 양씨, 순천 인근 숲속에 유병언 내려줘”

입력 2014-07-24 00:00
업데이트 2014-07-24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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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밝힌 유병언 도피·추적 과정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은 검찰의 1차 금수원 압수수색 이전에 이미 금수원을 빠져나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유씨를 쫓기 위해 휴대전화 1000여대의 통화 내역 170만건과 차량 60여대의 이동을 포착한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조사했지만 유씨의 도피를 돕던 구원파 신도들은 교란작전을 펴며 추적을 방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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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은신했던 곳으로 밝혀진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 별장이 공개됐다. 유 전 회장은 지난 5월 25일 검찰이 별장을 급습했을 때 2층 통나무 판자로 위장된 벽 안 비밀공간에 숨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23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은신했던 곳으로 밝혀진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 별장이 공개됐다. 유 전 회장은 지난 5월 25일 검찰이 별장을 급습했을 때 2층 통나무 판자로 위장된 벽 안 비밀공간에 숨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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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은신했던 곳으로 밝혀진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 별장이 공개됐다. 유 전 회장은 지난 5월 25일 검찰이 별장을 급습했을 때 2층 통나무 판자로 위장된 벽 안 비밀공간에 숨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23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은신했던 곳으로 밝혀진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 별장이 공개됐다. 유 전 회장은 지난 5월 25일 검찰이 별장을 급습했을 때 2층 통나무 판자로 위장된 벽 안 비밀공간에 숨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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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안에는 현금 8억 3000만원과 16만 달러가 있었다. 연합뉴스
가방 안에는 현금 8억 3000만원과 16만 달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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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에 따르면 유씨와 장남 대균씨, 구원파 핵심 세력들은 세월호 참사 직후인 지난 4월 19일 경기 안성 금수원에 모여 도피를 의논했다. 수사 착수 발표 하루 전으로 검찰보다 한발 빨랐다. 대균씨는 곧바로 도주했지만 유씨는 금수원이 압수수색된다는 소식을 접한 23일 새벽 일명 ‘신엄마’(본명 신명희)의 언니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유씨는 이튿날부터 10일간 구원파 신도 한상욱씨 집에 은신하다가 5월 3일 전남 순천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인 ‘숲속의 추억’으로 향했다. 운전기사 양회정씨, 일명 ‘김엄마’(본명 김명숙), 신엄마 등이 동행했다. 이곳에서 장기간 머물던 유씨는 더욱 은밀한 도피처를 마련하기 위해 현금 2억 5000만원에 또 다른 주택을 사들였으나 활용하지는 못했다. 그러는 사이 검찰은 순천을 유씨의 은신지로 압축, 5월 22일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본격적인 추적에 들어갔다.

검찰의 25일 별장 압수수색은 긴박하게 진행됐다. 전날 오후 11시와 밤 12시 즈음 순천과 안성에서 측근 2명을 잇따라 붙잡았고, 이어 25일 오전 1시 20분 송치재 휴게소 식당 주인 부부를 체포했다. 검찰은 이들을 조사하다가 같은 날 오후 4시쯤 “유씨를 별장에서 봤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별장 문이 잠겨 있어 검찰은 인천지법에서 영장을 발부받은 직후인 오후 9시 30분부터 2시간가량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때 유씨는 비밀 공간에 숨어 있다가 압수수색 종료 뒤 별장을 빠져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유씨를 찾는 숨바꼭질에서 검찰이 완패한 순간이다.

검찰은 압수수색이 이뤄지기 전 운전기사 양씨가 유씨를 차량으로 도피시키다가 인근 숲에 내려줬을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검찰은 양씨의 친인척을 조사하다가 “유 전 회장을 순천 인근 숲 속에 내려주고 왔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후 검찰은 다방면으로 추격전을 벌였다. 결과적으로 유씨의 망령만 추적한 셈이다. 검찰은 유씨의 사망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지난달 26일 그가 도피 자금을 찾기 위해 별장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CCTV를 설치하고 잠복하는 헛수고를 했다. 또 구원파 신도들이 도피 물자로 추정되는 물건들을 전남 해남으로 옮기자 새 은신처로 추정하고 쫓기도 했다. 최근까지는 유씨 측근들이 경기 양평에서 연락을 주고받으며 펜션을 빌리려 한 사실을 확인하고 추적 작업을 벌였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4-07-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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