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 최재경 지검장 “유병언 수사 잘못 제 책임”

’사표’ 최재경 지검장 “유병언 수사 잘못 제 책임”

입력 2014-07-24 00:00
업데이트 2014-07-2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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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내부통신망에 ‘유병언 수사’ 반성과 소회 밝혀

최재경(51) 인천지검장이 사표를 제출한 24일 오전 검찰 내부 통신망에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 수사와 관련한 반성과 소회를 밝히는 글을 남겼다.

최 지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검찰을 떠나면서’라는 제목의 글에서 “(유씨) 수사과정에서 잘못된 일이 있다면 오로지 지휘관인 제 책임”이라며 “세월호 수사팀 검사·수사관들과 그 가족들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썼다.

이어 “저의 업과 부덕이 검찰에 부담을 더한 것 같아 미안하고 가슴 아픈데 힘든 시기에 저 혼자 피하는 것 같아 미안하기 짝이 없다”고 덧붙였다.

사퇴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서는 “특수검사로 거악과 싸운다는 자부심 하나 갖고 검찰의 전장을 돌고 돌다보니 어느덧 젊은 검사의 꿈과 열정은 스러지고 상처뿐인 몸에 칼날마저 무뎌진 지금이 바로 떠날 때임을 느낀다”고 했다.

최 지검장은 27년간의 검사 생활에 대해 “저는 복 받은 검사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청운의 꿈을 품고 서소문 검찰청사에 첫 출근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많은 세월이 흘렀다”며 “되돌아 보면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고 국가와 검찰에 기여한 바도 없이 청춘만 헛되이 보낸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때로는 힘든 일도 겪었고 억울하게 욕도 많이 먹었지만 심중의 ‘정정당당’ 네 글자로 스스로를 돌이켜봐도 큰 부끄러움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남은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특별수사팀에 당부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최 지검장은 “검찰은 저력이 있는 조직”이라며 “심기일전해 도망간 범죄자들을 조속히 검거하고 책임재산을 최대한 확보해 세월호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풀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최 지검장은 이날 오전 유씨와 관련한 검찰의 부실 수사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전날 김진태 검찰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의를 표명하고 이날 오전 대검에 사표를 제출했다.

검찰은 세월호 참사 이후 나흘 만에 인천지검에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수사에 착수했지만, 잇따른 실책으로 조기에 유씨를 검거할 기회를 수차례 놓치면서 호된 비판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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