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낙동강 보 통제… 취재 여기자 폭행까지

도 넘은 낙동강 보 통제… 취재 여기자 폭행까지

입력 2012-03-06 00:00
수정 2012-03-0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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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수와 세굴현상 등 부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낙동강 보 공사 현장접근을 가로막는 수자원공사와 시공사들의 통제가 도를 넘고 있다.

혼자 취재에 나선 여기자를 시공사 직원 여러 명이 둘러싸고 손목을 비틀며 사진촬영을 방해하는 등 폭행까지 벌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김모(25ㆍ여) 기자는 지난 2일 오후 5시께 경남 창녕군 이방면 합천창녕보의 공도교 위에서 취재하던 중 시공사인 SK건설 직원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6일 밝혔다.

당시 김 기자가 휴대전화의 카메라로 보 아래 둔치 경사면을 촬영하려 하자 SK건설 노모(48) 부장이 손목을 비틀며 제지했다.

이어 다른 직원 4~5명이 몰려와 김 기자를 에워쌌으며 일부는 몸으로 밀쳐 냈다.

김 기자는 밀려나지 않기 위해 쇠로 된 난간을 붙잡고 버티는 과정에서 손에 상처를 입어 피를 흘렸고, 팔에 멍이 들었다.

그러나 옆에 있던 현장소장 박모(51)씨는 이를 말리지 않고 방관했다.

김 기자는 합천창녕보 수문 개방 후 둔치 경사면이 유실됐다며 부실 의혹을 제기하는 환경단체가 이날 현장 조사를 한다는 연락을 받고 취재하러 갔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갑자기 일정을 취소했고 그는 혼자 남아 있었다.

김 기자는 “대화를 요구했음에도 시공사 직원들이 일방적으로 다가와 밀쳤다”며 “그때 함께 있던 현장 소장 등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등을 돌린 채 모른 척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시행사인 수자원공사 측에도 휴대전화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 소장은 “환경단체 등의 반대가 워낙 심해 과잉대응한 것 같다”며 “폭행한 부분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오전 생명의 강 조사단과 취재기자 등이 합천창녕보를 찾았을 때도 시공사 관계자들이 현장접근을 막아 몸싸움이 벌어졌다.

시공사 측은 차량으로 공도교 입구를 봉쇄했다. 이를 피해 난간으로 진입하려는 취재기자를 강제로 밀어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부 기자가 추락 위험에 놓이는 아찔한 순간이 벌어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영철(통합진보당) 경남도의원은 “혈세가 투입된 4대강 사업의 보에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민의 당연한 알 권리를 막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더욱이 취재 기자를 폭행한 건 언론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담당 및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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