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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매체, 미국인 석방에 며칠째 ‘침묵’…왜

北 매체, 미국인 석방에 며칠째 ‘침묵’…왜

입력 2014-11-11 00:00
업데이트 2014-11-1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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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공식매체 신속 보도와 달라

북한이 지난 8일 미국인 2명을 석방한 이후 며칠째 이에 관한 공식 보도를 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북한 공식 매체들은 11일 오전 11시까지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와 매튜 토드 밀러 씨 석방에 관한 어떤 보도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는 과거 사례들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행태다.

북한은 2009년 8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으로 미국인 여기자 2명을 석방했을 때와 2010년 8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를 풀어줬을 때는 석방 당일 중앙통신 보도로 이 사실을 알렸다.

2011년 5월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의 방북으로 에디 전(한국명 전용수) 씨가 석방됐을 때와 작년 12월 메릴 뉴먼 씨가 추방 형식으로 풀려났을 때도 석방 당일 중앙통신 보도가 나왔다.

중앙통신은 지난달 21일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씨가 석방됐을 때도 다음날 이 사실을 짧게 보도했다.

북한이 며칠째 침묵을 이어가는 것은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방북으로 이뤄진 이번 석방에서 북미관계 개선의 징표로 내세울 만한 성과가 없었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미국인 여기자들을 풀어줬을 때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한 사실을 강조하며 그의 방북이 “조선과 미국 사이의 이해를 깊이 하고 신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선전했다.

당시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TV 등 주민들이 접하는 매체도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미국이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로 클래퍼 국장을 낙점한 것은 북한이 미국인들의 석방을 이같이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됐다.

이번 석방 조치가 과거 북한이 밝힌 원칙적 입장과는 모순되는 면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작년 5월 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미국의 일부 언론들이 우리가 배준호 문제를 그 어떤 정치적 흥정물로 써먹으려 한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억측”이라며 배 씨 문제를 정치적으로 처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배 씨가 작년 4월 노동교화형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상황에서 이뤄진 것으로, 사실상 국제사회에서 논의중인 북한 인권문제 등을 감안한 정치적 결단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이 급변하는 국제정세를 관망하며 공식 입장 발표를 자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이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이뤄질 미중 정상회담과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처리 등 중요한 현안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세 구도가 어느 정도 드러나면 이번 석방에 대해서도 어떤 방식으로든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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