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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국 겨냥 높은 수준의 핵실험 진행할 것”

北 “미국 겨냥 높은 수준의 핵실험 진행할 것”

입력 2013-01-25 00:00
업데이트 2013-01-25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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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위 “자주권 수호 위한 전면 대결전” 성명

북한 국방위원회가 사실상 핵실험을 예고한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한·미 대북 외교도 핵실험 저지를 위한 총력 체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막 임기가 시작된 미국 버락 오바마 2기 정부와 새달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는 정치적 과도기 국면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한반도 위기는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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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北 추가도발 억지 방안 협의 임성남(오른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미국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北 추가도발 억지 방안 협의
임성남(오른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미국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24일 국방위원회 성명에서 “우리가 계속 발사하게 될 여러 가지 위성과 장거리 로켓도, 우리가 진행할 높은 수준의 핵실험도 미국을 겨냥하게 된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며 “미국과 그에 추종하는 불순 세력의 대조선 적대시 책동을 짓부수고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전면 대결전에 진입한다”고 선포했다.

북한 국방위는 핵실험이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 최고주권기관인 국방위 성명은 북측의 공식입장 표명 방식 중 외무성 성명보다 강도가 센 최고 수위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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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북측이 언급한 ‘높은 수준의 핵실험’은 고농축우라늄(HEU) 기폭 실험을 통한 핵탄두 소형화나 핵융합 등 핵무장 기술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북한은 2006년과 2009년 1, 2차 핵실험에서는 성명 발표 후 일주일에서 한 달 이내 핵실험을 감행했다.

그러나 국방위는 “조선반도를 포함한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대화와 협상은 있어도 조선반도의 비핵화가 상정되는 대화는 더는 없을 것”이라고 전날 외무성 성명을 되풀이했다.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 도발로 한·미 양국의 새로운 정부를 압박하며, 북·미 대화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간 북핵 조율도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만나 북한의 추가도발 억지 방안을 협의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을 포기하고 평화와 발전의 길을 선택하면 손을 내밀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기회를 잃게 되고 더욱 고립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안보리 결의와 제재는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북한의 비핵화 포기 선언에 대해 “그들이 그렇게 얘기했다고 해서 그대로 받아줄 수 없다. 북한은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취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한 양자 대북제재는 계속 논의하되 시행 시기는 북한의 움직임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윤병세 전 외교안보수석 등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들과 만나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박 당선인 측에 북한에 대해 제재와 대화라는 투 트랙 방식으로 ‘인게이지먼트 폴리시’(적극적 개입 정책)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가진 특강을 통해 “북한이 매를 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잘못했으면 앞으로 안 그러겠다고 하면 되는데 외무성과 국방위가 잇따라 나서서 극단적인 반발을 하고 핵실험을 하겠다고 한다”며 “나쁜 길을 선택하지 말라고 했더니 더 열심히 나쁜 길로 가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관련국이 냉정을 유지하면서 신중히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훙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국방위원회가 3차 핵실험을 예고한 것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물음에 “현재 한반도 정세가 매우 복잡, 민감한 상태이므로 번갈아 가면서 정세를 격화시키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3-01-2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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