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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압수수색 후폭풍] 부정경선 배후로 경기동부 정조준…한상대 정면승부

[통진당 압수수색 후폭풍] 부정경선 배후로 경기동부 정조준…한상대 정면승부

입력 2012-05-23 00:00
업데이트 2012-05-2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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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통합진보 고강도 수사 배경

검찰이 통합진보당의 부정 경선·폭력사태 수사를 계기로 진보진영 내 ‘종북좌파’를 찍어내기에 나선 형국이다.

한상대 검찰총장이 지난해 8월 취임 직후 ‘종북좌파 세력과의 전면전 선포’ 이후 9개월 만이다.

●한 총장, 공안부장에 척결 강조

겉으로는 통진당의 모든 의혹을 수사할 방침을 천명했지만 속으로는 구당권파의 핵심인 민족해방(NL)계 ‘경기동부연합’을 정조준하고 있다. 한 총장의 강력한 의중까지 작용한 까닭에 검찰의 수사 방향은 확고하다.

대검 관계자는 22일 “한 총장이 오전 회의 때 임정혁 공안부장에게 종북좌파 척결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 총장은 취임식에서 “종북좌파 세력에 전쟁을 선포한다.”면서 “북한을 추종하며 찬양하고 이롭게 하는 집단을 방치하는 것은 검찰의 직무유기”라고 밝혔다. 또 “종북주의자들과의 싸움에서 결코 외면하거나 물러서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NL, 도덕적 기반 와해 가능성

통진당을 겨냥한 검찰의 강공은 경기동부연합을 염두에 둔 것 같다. 민주노동당 핵심들이 연루됐던 일심회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경기동부연합의 1세대를 이끈 이용대(57) 전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은 2006년 1월 실시된 민노당 당직 선거에서 북한의 지령에 의해 당선됐다.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이정희 전 공동대표, 이석기·김재연 당선자 등이 핵심인물이다.

이 전 공동대표는 4·11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지난 3월 야권 단일 후보 경선에서 ARS 여론조사 조작 탓에 출마를 포기했다.

비례대표 경선 부정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 구당권파 당원비대위 대변인인 김미희 당선자의 남편 백승우 전 사무부총장은 온라인 경선을 관리한 엑스인터넷정보를 통해 투표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열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 수사를 통해 경기동부연합이 여론조작과 비례대표 부정 경선 배후로 밝혀지면 정치권에 진입한 NL계열의 도덕적 기반은 크게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석기 당선자 등에 대해선 금품 관련 의혹도 나오고 있다. 신·구당권파의 벼랑 끝 대치도 검찰 공세의 길을 터줬다.

●“중앙위 폭력, 국민 공분 불러”

검찰 관계자는 “부정 경선 의혹을 해결해야 할 통진당은 당내 각 정파의 첨예한 대립으로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중앙위원회 폭력사태’는 국민들의 걱정과 우려를 넘어 공분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또 “이미 총선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야권 단일화 관련 여론조작 의혹, 연일 폭로되는 핵심 인사들의 각종 금품 관련 의혹 등으로 통진당 사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전면 수사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통진당과의 전면전은 여론을 등에 업고 대의(大義)에 따른 결정이라는 것이다.

공권력에 대한 도전도 검찰의 불 같은 수사의지에 기름를 끼얹졌다. 검찰 관계자는 “통진당 측의 방해로 중앙당사 압수수색은 사실상 하지 못하는 등 법원에 의해 발부된 압수수색 영장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했고, 서버 반출을 막기 위해 폭력까지 동원했다.”면서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김승훈·홍인기기자

hunnam@seoul.co.kr

2012-05-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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