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에 로그인하는 사람들
폰 없이 무엇을 할 수 있나스마트폰 해방 위한 ‘2박 3일 캠프’
책·명상· 공예 등 다양한 활동 채워
“SNS 밖 대화의 소중함 새삼 깨달아”
폰 대신 펜 쓰며 ‘고독’ 찾는 카페도
가족 대상 디톡스 행사도 관심 커져

김우진 기자
지난달 충남 공주에서 열린 ‘스마트폰 해방촌’ 캠프에 참가한 20~30대들이 스마트폰 없이 여행하고 있다. 캠프에 참가하면 2박 3일간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다. 대신 참가자들은 여행과 독서, 대화, 보드게임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
김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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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 기자
참가자들의 스마트폰을 넣어둔 보관함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 모습.
김우진 기자
김우진 기자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책을 읽거나 명상과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채워졌다. 아침에 일어나 15분간 명상, 이후 2시간의 독서, 보드게임과 종이 공예와 같은 활동은 참가자들이 스마트폰을 잊는 데 도움이 됐다. “SNS를 보는 시간이 늘어나 이참에 스마트폰을 자제하는 법을 배우러 왔다”던 최은지(34)씨는 유독 밝은 모습으로 캠프 참여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최씨는 “SNS가 아닌 오프라인으로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알게됐다”고 했다.
최씨의 말처럼 ‘스마트폰 화면을 쳐다보느라 대화가 실종된 현실’은 돈을 내고서라도 스마트폰과 거리를 두려는 주된 이유였다. 전소현(25)씨도 “사람들과 대화할 때 상대방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으면 불편하다는 감정이 들기 시작했다”며 “생각해보니 나 자신도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강제로라도 스마트폰과 멀어져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하루 11시간씩 스마트폰을 사용했다는 전씨는 스마트폰을 반납하기 전 SNS를 못하는 불안감을 털어놓고, 길을 걷다가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싶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불안과 허전함도 잠시, 스마트폰을 강제로 떼어 놓은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처음 보는 눈앞의 사람들에게 집중하자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인근 식당으로 이동하는 순간에도 서로의 취미를 묻고 맛집을 공유하는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2박 3일간의 캠프가 끝나고 스마트폰을 돌려받은 전씨는 “이동하지 않을 때는 고정된 위치에 놓고 꼭 필요한 때만 쓰려고 한다”는 다짐을 몇 번이나 되뇌었다.

고독스테이 제공
서울 마포구의 디지털 디톡스 카페 ‘고독스테이’의 모습. 이 카페에 머물려면 스마트폰을 몸에 지니지 않아야 한다.
고독스테이 제공
고독스테이 제공

2024-08-0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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