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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유명 만평작가 희생…소니 이어 표현자유 테러

佛 유명 만평작가 희생…소니 이어 표현자유 테러

입력 2015-01-08 09:57
업데이트 2018-01-0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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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12명 중 만평작가 4명…테러 직전 ‘무슬림의 佛공격’ 시사 만평 발행

7일(현지시간)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엡도’의 파리 사무실을 겨냥한 테러로 유명 만평작가 여럿이 희생됐다.

특히 테러 직전 발행된 최신판에 무슬림 극단주의자로 보이는 인물이 ‘아직도 프랑스를 공격하지 않았네’라며 테러를 시사하는 만평이 실려 이번 테러의 빌미가 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니 해킹에 이은 이번 테러로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편집장 등 유명 만평작가 4명 사망 = 이번 테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 12명 중에는 샤를리 엡도의 스테판 샤르보니에(47) 편집장과 장 카뷔(76) 등 유명 만평작가 4명이 포함돼 있다.

1992년 샤를리 엡도에서 만평작가로 일하기 시작해 2009년 편집장에 취임한 샤르보니에는 2011년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만평을 발행해 사무실이 폭탄공격을 받고 살해 위협이 잇따르자 경찰의 보호를 받아왔다.

당시 만평은 ‘초청 편집자’(guest editor)로 소개된 무함마드가 ‘웃겨 죽지 않으면 곤장 100대’라고 말하는 내용이었다.

2012년에는 정부의 만류에도 무함마드를 벌거벗은 채 성적인 자세를 취하는 모습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당시 로랑 파비위스 외무장관은 “정말로 불구덩이에 기름을 부을 만큼 분별있고 지적인 만평이냐”며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경찰의 경호를 받으면서도 보복이 두렵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처자식도 없고 차도 없다. 좀 거만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무릎꿇고 사느니 서서 죽겠다”고 말해왔다.

테러 직전 발행된 샤를리 엡도 최신판에도 턱수염을 기르고 소총을 든 영락없는 무슬림 극단주의자를 그린 뒤 ‘아직도 프랑스를 공격하지 않았네. 기다려! 새해 소원은 이달말까지 빌 수 있으니까’라고 적은 만평을 싣기도 했다.

이번 테러가 발생했을 때도 샤르보니에 곁에는 경호경찰이 있었으나 함께 사망했다.

역시 유명 만평작가인 카뷔는 수십년간 건드리지 않은 인물과 사건이 없지만 특히 무함마드를 소재로 신랄한 만평을 그려내 끊임없는 살해 위협을 받아왔다.

그는 2012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무함마드는 내게 성스럽지 않다. 나는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프랑스 법 아래 살고 있지 코란 아래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소니 해킹 이어 표현의 자유에 ‘테러’ = 샤를리 엡도에 대한 테러 직후 표현의 자유가 보호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이번 참사 희생자들을 ‘언론 자유의 순교자’, ‘민주주의의 기념비’라고 부르며 애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표현의 자유를 거론하면서 프랑스인과 미국인이 공유해온 보편적 가치가 공격받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민주주의의 기본인 언론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며 어떤 경우에도 이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으며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가세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를 개봉하려다 소니가 해킹 피해를 입었을 때도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거셌다. 소니는 당시 개봉 계획을 취소했다가 표현의 자유를 포기한다는 비난여론에 직면하자 온·오프라인으로 영화를 배포했다.

이웃 영국 언론들도 일제히 샤를리 엡도를 지지하고 나섰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 텔레그래프는 신문 1면에 괴한 2명이 도로에 쓰러진 경찰관에게 총구를 겨누는 사진을 싣고 “자유를 위한 전쟁”이라는 표제를 달았다.

더타임스는 “자유에 대한 공격”, 가디언은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는 1면 머리기사 제목으로 이번 사건을 성격지었다.

가디언은 사설을 통해 “샤를리 엡도가 추구한 도발성은 프랑스의 전통”이라면서 “급진주의자들은 샤를리 엡도가 한 것처럼 기독교의 문제도 조롱해왔다. 다른 종교라고 더 존중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과거 샤를리 엡도가 무슬림을 자극하는 것은 “어리석고 바보같은 짓”이라는 토비 바버 유럽 편집장의 기고문을 게재했던 파이낸셜타임스(FT)도 언론인은 누군가에게 모욕이 돼더라도 자기 생각을 당당히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FT는 사설에서 “샤를리 엡도는 우리와 아주 다른 매체지만 샤를리 엡도 기자들의 용기와 말할 권리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언론 종사자에게 표현의 자유가 없다면 언론 자유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더타임스는 “지금은 우리 모두가 샤를리”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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