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기업인, 정상화 타결…133일 만의 웃음

개성공단기업인, 정상화 타결…133일 만의 웃음

입력 2013-08-15 00:00
업데이트 2013-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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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14일 남북한이 7차 실무회담에서 정상화에 합의하자 기쁨에 겨워 감격한 모습을 보였다.

개성공단 사태 발생 133일 만에 다시 공단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기업인들은 그동안 마음고생을 뒤로 한 채 오랜만에 마음 편하게 웃었다.

◇회담 타결에 기업인들 감격·환희 = 기업인들은 이날 오후부터 서울 여의도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실에 모여 회담 전망을 논의하며 뉴스에 귀를 기울였다.

화면에 시선을 고정하던 기업인 10여 명은 오후 7시께 뉴스에서 회담이 타결됐다는 속보가 뜨자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기업인들은 서로 악수하고 등을 두드리며 회담 타결의 기쁨을 나눴다. 이들의 휴대전화는 지인들의 축하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계속 울려댔다.

이날 기업인들과 함께 회담 결과를 기다리던 취재진 20여명도 함께 손뼉 치며 기업인들을 축하했다.

옥성석 나인모드 회장은 “정말 죽었다 살아난 기분”이라며 “그동안 기업인들이 많은 상처를 입었지만 새로 문 여는 각오로 열심히 해서 하루빨리 공단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하겠다”고 밝혔다.

문창섭 공동 비대위원장은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정상화가 이뤄졌다”며 “오늘 8월 14일은 개성공단 해방의 날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기쁨도 잠시…정상화까지 먼 길 = 기쁜 와중에도 일부 기업인은 재가동에 필요한 작업을 시작할 생각에 다시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기업 규모와 업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입주기업들은 고장이 난 기계를 수리하고 원자재를 준비해 다시 생산할 때까지 1∼2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입주기업의 약 70%를 구성하는 섬유·봉제 업체들은 지금이 봄·여름 상품을 주문받아 제작해야 하는 시기라 마음이 급했다.

문창섭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바로 내일부터라도 공단에 들어가 준비해야 더 늦지 않게 재가동을 할 수 있다”며 “회담이 타결돼서 매우 기쁘지만 기계가 녹이 슬고 망가진 탓에 원래 공장이 아닌 망한 공장을 돌려받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해결되지 않은 피해보상 문제 = 입주기업들이 공단으로 돌아갈 길은 열렸지만, 이들 기업이 공단 사태로 입은 피해에 대한 현실적인 보상대책은 여전히 요원하다.

정부가 남북협력기금과 긴급경영안정자금 등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지원대책을 마련했지만, 기업들은 대출이 아닌 피해보상을 요구해왔다.

지금까지 109개 기업이 2천809억원의 경협보험금 지급을 신청해 6개 업체에 230억원이 지급됐지만 경협보험은 기업이 정부에 공단 내 자산을 처분할 수 있는 ‘대위권’을 넘기기 때문에 실질적인 보상이 아니라는 지적이 있다.

게다가 경협보험만으로는 통일부가 지난 6월 개성공단 기업 피해 실태조사에서 객관적으로 확인한 7천67억원이나 기업들이 신고한 1조566억원을 보상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성현상 비대위 피해대책분과위원장은 “기업들이 공단 사태 이전 상태로 복구하려면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기업들은 뭘 먹고살 것인지, 운영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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