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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 심장으로 한국 축구사 새로 쓴 박지성

두개의 심장으로 한국 축구사 새로 쓴 박지성

입력 2014-05-14 00:00
업데이트 2014-05-1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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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발·왜소한 체구 등 약점에도 성실성 하나로 세계정상급 도약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한국선수 첫 득점, 한국인 첫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이상 2005년), 아시아 선수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2007년), 아시아 선수 첫 UEFA 챔피언스리스 우승(2008년)….

박지성이 유럽 무대에 남긴 깊은 발자취다

어느 하나 특출난 구석이 없이도 성실성 하나만으로 세계 정상급 선수로 도약한 ‘산소탱크’ 박지성은 한국 축구의 자랑이었다.

박지성의 존재는 한국 축구가 오욕의 월드컵 본선 도전사를 종식시키는데 큰 힘이 됐다.

특히 유럽 최고의 팀에서 보여준 그의 활약상은 한국을 넘어 ‘변방’에 머물러 있던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한껏 드높였다.

그러나 박지성이 걸어온 길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박지성은 세류초 6학년 때 ‘유망주의 등용문’이라 불리는 차범근축구상(5회)을 수상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수원공고를 졸업할 때까지 그에게 눈길을 준 대학팀은 없었다.

몸집은 계속 엘리트 코스를 밟기에는 너무 왜소해 보였다. 발은 평발이어서 조금만 뛰어도 쉽게 피로를 느끼곤 했다.

박지성은 훗날 자서전에 “난 그렇게 보잘것없는 나의 조건을 정신력 하나로 버텼다”고 썼다.

당시 수원공고를 이끌던 이학종 감독의 추천으로 1999년 가까스로 명지대에 입학하면서 박지성의 축구 인생에는 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대학 1학년 때 허정무 감독이 이끌던 올림픽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행운을 누렸고 이를 발판으로 그해 J리그 교토 퍼플상가에 입단한다.

그리고 대망의 2002 한·일 월드컵.

박지성은 향후 그의 축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조력자가 될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도 아래 훨훨 날아올랐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강호’ 포르투갈을 탈락시키는 결승골을 터뜨려 세계 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해 교토를 1부 리그로 승격시키고 사상 첫 일왕배 우승컵까지 선물한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의 부름을 받아 2003년 초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입단한다.

그리고 2년 6개월 뒤 세계 최고의 명문 클럽인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학창시절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갈고 닦었던 체력과 활동량은 그가 맨유에 안착하는 데 큰 힘이 됐다. 맨유 팬들은 그에게 ‘세개의 폐를 가진 사나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그는 맨유에서 7시즌 간 총 205경기를 뛰면서 27골을 넣었다. 맨유가 1878년 창단한 이후 134년간 개인 통산 200경기 이상을 뛴 선수는 박지성을 포함해 92명뿐이었다.

찬란한 전성기를 보낸 유럽에서도 시련은 있었다.

에인트호번 시절 오른쪽 무릎 반월형 연골판 제거 수술을 받은 박지성은 2007년 4월 연골 재생 수술을 받고 9개월간의 재활을 견뎌야했다.

2012년 퀸스파크 레인저스(QPR)에 입단해서는 팀의 조직력이 붕괴된 상황에서 홀로 분투했지만 연봉만 많이 받는 선수라는 오명을 뒤집어써야 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유럽 진출 팀이었던 에인트호번으로 돌아간 박지성은 어느새 고질이 된 무릎 부상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은퇴를 결정했다.

그가 세류초 4학년 때 축구를 시작하면서 ‘국가대표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꾼 지 24년 만의 일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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