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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정용진… 야구에선 성공한 비결은

달라진 정용진… 야구에선 성공한 비결은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22-11-09 16:35
업데이트 2022-11-0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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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SK와이번스 전격 인수하며 야구단 운영
PK마트, 삐에로쇼핑, 제주소주 등 줄줄이 사업 접어
야구단 인수 후 구성원들과 호흡하며 공감대 형성
적극적 투자 넘어 ‘일 하는 사람’ 존중이 성공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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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기쁨의 눈물
정용진의 기쁨의 눈물 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SSG가 우승을 확정지은 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눈물을 흘리며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2022.11.8 연합뉴스
지난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6차전에서 SSG 랜더스가 키움 히어로즈를 4-3으로 꺾었다. SSG가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하자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눈물을 흘리며 선수들과 기쁨을 나눴다. 구단주가 눈물까지 보이며 선수들과 호흡하며 기뻐하는 것은 쉽게 보지 못 하는 장면이다.

처음 정 부회장이 야구단을 운영하겠다고 나섰을 때는 기대보다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이는 이제까지 정 부회장이 손만 대면 ‘망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건드리는 사업마다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정 부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고급 식료품 판매점 PK마트는 지난해 말 사업을 접었다. 2016년 첫 개점 이후 5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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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정용진(앞줄 오른쪽 두 번째) 구단주와 선수들이 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4-3으로 제압하고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을 확정한 뒤 트로피를 하늘 높이 들어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SSG 정용진(앞줄 오른쪽 두 번째) 구단주와 선수들이 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4-3으로 제압하고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을 확정한 뒤 트로피를 하늘 높이 들어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유통 채널 다양화를 위해 추진했던 헬스앤뷰티(H&B) 스토어와 화장품 사업에서도 실적이 좋지 않았다. 2012년 경기도 의정부 이마트점에 ‘분스’(BOONS)라는 이름의 미용·건강식품·약품을 취급하는 드럭스토어 형태의 매장을 열었지만 2015년 사업을 접었다. 2016년 호기롭게 시작한 제주소주도 지난해 청산됐다. 또 2018년 문을 연 가정간편식(HMR) 전문점 PK피코크도 2020년 문을 닫았고, 일본의 잡화점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삐에로쑈핑’도 2018년 사업 시작 2년 만에 철수했다.
일본의 잡화점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해 문을 열었다가 2년 만에 문을 닫은 신세계 삐에로쑈핑의 모습. 서울신문 DB
일본의 잡화점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해 문을 열었다가 2년 만에 문을 닫은 신세계 삐에로쑈핑의 모습.
서울신문 DB


하지만 야구단 운영에서만은 달랐다. 지난해 1월 정 부회장은 SK와이번스를 1352억원에 인수해 SSG 랜더스로 재창단했다. 이 과정에서 정 부회장은 야구단 연고지를 인천으로 계속 유지하고, 선수단과 스태프 고용을 100% 승계하며 마음을 다독였다. 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하던 추신수를 역대 최고 연봉인 27억 원에 영입했고, 이제 ‘인천 야구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는 에이스 김광현에게도 4년 총액 151억 원을 안기며 복귀시켰다.

운영에 있어서도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보였다. 정 부회장은 선수들에게 ‘원팀’을 강조하며 1군 선수는 물론 2군 선수들까지 얼굴과 이름을 외웠다고 한다. 또 선수들을 초청해 직접 만든 식사를 대접하거나, 매일 아침 훈련장에 선수들에게 맞춤형 스타벅스 음료를 배달해주기도 했다.

여기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야구단 홍보에 나서는가 하면, 직접 홈구장인 랜더스필드를 40번 이상 찾는 열성적인 모습을 보였다. KS 우승 확정 후 김원형 감독이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그런 자리(구단주가 자주 방문하는 것)가 조금은 개인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가면 갈수록 많이 오시니까 (이제) 오셨구나 하는 느낌”이라고 밝힐 정도로 야구장을 많이 찾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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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싸이 “역전이다!”
정용진·싸이 “역전이다!” 23일 SSG 랜더스의 한유섬이 8회말 역전 2타점 2루타를 치자 정용진(오른쪽) 구단주와 가수 싸이가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제공
그렇다면 기존 정 부회장이 펼친 사업과 야구단 운영에서 차이는 무엇일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선수, 지역 팬 등 구성원들과의 공감대 형성이 달랐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이제까지 추진한 사업은 좋은 아이디어로 시작했음에도 과연 일을 하는 구성원들과 얼마나 공감대를 갖고 진행했는지는 모르겠다”면서 “하지만 야구단의 경우 인수 과정부터 운영까지 일하는 사람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것이 성공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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