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는 1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데오도루 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럭비 7인제 결승에서 영국에 43-7 대승을 거두고 92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복귀한 해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랭킹 1위 피지는 리우올림픽 조별 예선에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미국을 모두 꺾고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8강전에서 만난 뉴질랜드를 12-7로 격파한 피지는 이날 4강전에서도 일본을 20-5로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올림픽 메달에 목 말랐던 피지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다. 게다가 자신들을 지배했던 영국을 상대로 거둔 역사적 승리라 더욱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피지는 1874년부터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다가 1970년 영국연방의 일원으로 독립했다.
재미있는 것은 영국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1987년 공화국 수립을 선언하고 영국 연방에서 탈퇴하기까지 한 피지에게 금메달을 안긴 럭비 대표팀 감독이 영국 출신이라는 점이다. 대표팀을 이끄는 벤 라이언 감독은 피지에서는 영웅이나 다름 없다. 리우올림픽 조직위는 앞서 “피지에서 라이언 감독의 인기가 축구 선수 베컴에 대한 영국인들의 사랑을 넘어선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