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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전날 자살한 초등학생, 시신에 남은 흔적은

개학 전날 자살한 초등학생, 시신에 남은 흔적은

입력 2013-01-30 00:00
업데이트 2013-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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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외상 없어… 자살 추정

부산의 한 초등학생이 개학 전날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9일 새벽 0시 20분쯤 부산 동구의 한 체육시설에서 초등학생 5학년 A(11)군이 운동기구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A군의 어머니 B(38)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경찰에서 “일을 마치고 새벽 0시쯤 집에 돌아와 보니 아이가 없어 집 근처 체육시설에서 찾던 중 숨진 아들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해당 체육시설은 A군이 평소 자주 찾던 곳으로 집에서 걸어서 5∼10분 정도 거리에 있다. 발견 2시간 전인 28일 오후 10시 15분쯤 해당 체육시설 인근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는 흐릿하지만 A군으로 보이는 사람이 걷는 모습이 포착됐다. 검안의도 A군이 28일 오후 10시∼10시 30분 사이에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A군은 외동아들로 초등학교 1학년 때 부모가 이혼해 어머니와 함께 외갓집에서 생활해 왔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소망을 적는 겨울방학 숙제에 “건축사가 돼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겠다”고 적었다.

앞서 A군은 오후 8시쯤 어머니 B씨와 마지막으로 통화한 뒤 집을 나섰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군의 몸에 특이한 외상이 없고 목을 맨 흔적이 있는 것으로 봐 A군이 스스로 목을 맸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A군이 죽음을 암시하는 유서나 문자메시지를 남기지 않아 아직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A군의 어머니는 “학교 폭력이 염려돼 평소 수차례 이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지만 별다른 징후를 포착하지 못했고 친구 관계도 원만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가족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A군이 며칠 전 있었던 캠프에서도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았고 휴대전화에도 자살이나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음을 암시할 만한 흔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A군의 시신에서 별다른 외상이 발견되지 않아 일단은 타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으나 타살 여부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펴고 있으며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경찰은 “A군이 사망 전날에도 어머니에게 ‘방학 숙제를 다 해 놨으니 꼭 보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남겼을 정도로 사망 관련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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