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대안은 신재생에너지] ② 화석에너지 ‘제로’ 도전 스웨덴 말뫼

[원전 대안은 신재생에너지] ② 화석에너지 ‘제로’ 도전 스웨덴 말뫼

입력 2011-11-08 00:00
수정 2011-11-08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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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개 풍력 터빈 돌려 전기 공급 1인 CO2 배출 20년새 절반으로

인구 28만 스웨덴 제3의 도시 말뫼는 2030년 세계 환경 수도를 꿈꾸고 있다. 석유, 천연가스 같은 화석에너지를 하나도 쓰지 않고 신재생 에너지만으로 운영되는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 프로젝트’를 발표, 세계적인 친환경 에코 도시(Eco-City)로 비상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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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말뫼시 베스트라 함넨 ‘보’(Bo) 지구의 주택가. 주차장은 낮동안 태양열 발전기로 모은 전기로 야간 조명을 사용하며, 건물 지붕은 잔디나 모종을 심을 수 있는 흙으로 덮여 있다.
스웨덴 말뫼시 베스트라 함넨 ‘보’(Bo) 지구의 주택가. 주차장은 낮동안 태양열 발전기로 모은 전기로 야간 조명을 사용하며, 건물 지붕은 잔디나 모종을 심을 수 있는 흙으로 덮여 있다.
●세계 최대 조선소서 친환경 에코시티로

말뫼 중앙역에서 내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거대한 자전거 주차장. ‘시민 한 명당 한 대씩’이라는 말처럼 곧게 뻗은 전용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버스나 기차로 갈아타는 모습을 도시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바이오 가스로 움직이는 버스를 타고 남쪽 해안가를 향해 15분쯤 달리면, 친환경 주거시범 단지인 베스트라 함넨지구가 나타난다. 바이킹의 혈통을 이어받은 스웨덴의 자랑거리인 세계 최대 조선(造船)소의 흔적은 사라지고, 지금은 5~6층 높이의 아파트 단지만 남은 조용한 해안가 도시로 변했다. 조선업의 쇠락으로 ‘골리앗’이라고 불리던 초대형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한국 기업에 팔아넘긴 일화로 유명한 ‘말뫼의 눈물’이 유래한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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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뫼시의 주택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물 쓰레기 수거 파이프. 분쇄된 음식물 쓰레기의 96%는 공장으로 보내져 버스나 트럭 등에 쓸 수 있는 친환경 바이오 가스로 만들어진다.
말뫼시의 주택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물 쓰레기 수거 파이프. 분쇄된 음식물 쓰레기의 96%는 공장으로 보내져 버스나 트럭 등에 쓸 수 있는 친환경 바이오 가스로 만들어진다.
도시 프로젝트의 심장부인 이 지역의 에너지원은 물과 바람, 태양 같은 신재생에너지다. 전기 공급은 발트해의 맞바람을 원동력으로 48개의 풍력 터빈이 24시간 만들어내는 릴그룬드 풍력발전단지가 맡고 있다. 난방용 에너지는 지열로 바닷물과 지하수를 데워 가스관을 통해 가정에 공급된다. 건물 지붕에는 녹색 잔디가 깔렸고, 아파트 벽과 주차장에는 태양광 집열판이 설치돼 있다. 음식물 쓰레기는 집 앞에 설치된 파이프의 분쇄기를 통과해 차량용 바이오가스로 만들어지고, 빗물은 지하 저장고에 모아놨다가 조경수로 꺼내 쓴다.

말뫼시의 1인당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년 전보다 절반 정도로 줄었고, 2030년에는 개인별 에너지소비량을 40%까지 감축시켜 도시 전체를 100% 신재생 에너지로 유지한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로 100% 대체

2007년 유엔환경계획(UNEP)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도 선정된 말뫼는 이 같은 명성 덕분에 해마다 1만여명에 이르는 환경·도시·건축 전문가들이 즐겨 찾는다. 친환경 도시 프로젝트가 훌륭한 관광 상품으로 거듭난 것. 독일인 건축가 게런드는 “태양을 따라 움직이는 집열판이나 자연채광을 이용한 통유리 구조로 집안 에너지의 효율을 극대화한 점이 특징”이라며 “자연을 활용해 탄소 발생을 줄이려는 주민들의 노력이 더해져 완벽한 친환경 생활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말뫼시는 특히 초등학교 정규수업에 ‘지속가능성 커뮤니티’를 채택, 어릴 때부터 친환경을 생활화하고 절약을 실천할 수 있도록 했다. 말뫼시 도시개발기후팀 조안나 블록은 “이곳 사람이 정치·사회적인 문제보다 환경에 더 관심을 쏟는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에너지를 적게 쓰면서 나오는 맑은 물과 공기가 이롭다는 것은 누구나 몸으로 느낀다.”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이란 결국 도시 자체의 생태학적인 경쟁력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사회적·경제적 이득이 포함됐을 때 더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스웨덴 말뫼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1-11-0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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