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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안동 화상 신생아를 아시나요…생사를 바꾼 헌신

[화제]안동 화상 신생아를 아시나요…생사를 바꾼 헌신

입력 2014-11-10 00:00
업데이트 2014-11-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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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경북 안동의 한 산부인과에서 화상을 입어 생사의 기로에 섰던 신생아가 두달만에 건강을 회복하고 병원에서 퇴원했다.

10일 서울 한림대 한강성심병원에 따르면 지난 9월 6일 오전 7시쯤 안동의 한 산부인과 인큐베이터에서 태어난 지 하루가 지난 신생아가 머리와 등, 엉덩이에 4도 화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이 사고는 언론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사고는 전기매트 과열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으로 후송된 아기는 중환자실에 입원해 두달 동안 3번의 수술을 받았다.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며 힘든 시간을 견딘 아기는 지난 6일 건강을 회복하고 부모의 품에 안겨 병원 문을 나설 수 있었다.

●3번의 수술…생사의 갈림길에 선 아기

아기 부모는 사고 직후 아기를 치료하기 위해 인근의 병원은 물론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까지 수소문해 보았지만 4도의 심각한 화상을 입은 아기를 받아주겠다는 곳을 찾을 수 없었다. 1시간이 지나도록 병원을 찾지 못해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으로 애만 태우던 아버지 이모씨는 어렵게 화상치료 전문기관인 한림대 한강성심병원의 연락을 받게 된다.

의료진이 확인한 결과 아기는 신체의 20%에서 화상을 입었다. 대부분 4도 화상으로 상처의 깊이가 피부와 근육은 물론 뼈까지 닿아 치료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다. 4도 화상은 죽은 조직을 걷어낸 뒤 피부이식을 하는 매우 고통스러운 치료 과정을 견뎌야 한다.

허준 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 교수는 “병원에 도착했을 때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급격한 탈진이 왔다”면서 “다음날이 되자 호흡이 급격히 나빠지며 무호흡 상태에 빠졌었다”고 입원 당시를 회상했다. 아기는 3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다. 수액요법과 인공호흡으로 아기의 상태를 호전시킨 허 교수는 감염을 막기 위해 응급시술과 정규수술을 병행해가며 아기를 치료했다. 지난달 11일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첫 수술을 시행했고, 같은 달 24일과 이달 7일 피부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허 교수는 “이식할 수 있는 피부가 부족해 인공진피 이식과 자가이식을 함께 실시했다”면서 “일부 상처는 스스로 아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부모 위해 매일 사진 촬영” 의료진의 헌신

치료기간은 아기의 부모에게도 힘든 시간이었다. 제왕절개로 아기를 낳은 어머니 이모씨는 퇴원 후 5일만에 병원에서 처음 아기를 볼 수 있었다.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병원을 찾았던 이씨는 “아이가 어떤 상황인지 너무 보고 싶었고 엄마, 아빠가 있어야지 아기도 힘이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버지 안씨도 “병원에 있는 아기 때문에 일이 손에 안 잡혔지만 어떻게든 참아내며 아기의 회복을 빌었다”면서 “집에 있는 4살짜리 첫째 아이를 돌보며 첫째 아이가 ‘동생은 어디갔냐’고 물어보면 감정이 북받쳐 집 밖으로 나가서 혼자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중환자실 면회시간 외에도 아기를 볼 수 있도록 해주고 매일 아기 사진을 찍어서 아기 부모의 핸드폰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 이씨는 “우리 손으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데 두달 동안 중환자실 의료진들이 키운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아기의 상처부위는 현재 대부분 치유가 된 상태다. 하지만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허 교수는 “화상을 입은 부위에 변형이 생기면서 다른 신체부위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1년 정도는 흉터를 치료해야 하고 이후 성형수술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기의 부모는 “100일 잔치를 병원에서 치르게 되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회복된 것 같아서 의료진에게 고마운 마음”이라면서 “처음부터 안 다쳤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렇게 완치가 되어서 퇴원하는 것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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