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뜨르비행장 원형 보존… 평화가 흐르도록 비워라”

“알뜨르비행장 원형 보존… 평화가 흐르도록 비워라”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5-10-16 17:50
수정 2025-10-1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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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공항대 134전술정찰대대가 2만피트상공서 찍은 1945년 10월 24일 모슬포 일대 항공사진. 전갑생 교수 제공
미 육군공항대 134전술정찰대대가 2만피트상공서 찍은 1945년 10월 24일 모슬포 일대 항공사진. 전갑생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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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5월 27일 모슬포 일대 항공사진. 전갑생 교수 제공
1948년 5월 27일 모슬포 일대 항공사진. 전갑생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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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4월 7일 유엔군 3모슬포 전쟁포로 수용소 1구역(원 사진·모슬포 방향)과 2구역(알뜨르공항을 둘러싼 모습)과 송악산 항공사진(미 극동공군 548전술정찰대대가 찍은 사진). 전갑생 교수 제공
1954년 4월 7일 유엔군 3모슬포 전쟁포로 수용소 1구역(원 사진·모슬포 방향)과 2구역(알뜨르공항을 둘러싼 모습)과 송악산 항공사진(미 극동공군 548전술정찰대대가 찍은 사진). 전갑생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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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갑생 성공회대 연구교수가 1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린 송악산알뜨르평화공원 3차 토론회에서 알뜨르 역사유적과 역사자료들을 공개하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전갑생 성공회대 연구교수가 1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린 송악산알뜨르평화공원 3차 토론회에서 알뜨르 역사유적과 역사자료들을 공개하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알뜨르(아랫 뜰) 평화대공원은 전시, 도서관, 기록화, 박물관 기능을 결합한 복합 플랫폼으로 구현돼야 합니다.”

# 전갑생 교수, 미군이 상공서 찍은 첫 항공 사진 등 국내 미공개 사진·영상 공개… 역사적 의미 복기1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린 송악산·알뜨르평화대공원 연속 토론회 ‘평화대공원을 둘러싼 물음’에서 발표자 가운데 전갑생 성공회대학교 연구교수(동아시아연구소 냉전평화연구센터)가 냉전의 공간 알뜨르 비행장 일대에 스포츠파크타운 조성 계획과 관련 이같은 대안을 제시했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과 송악산 인근 지역에 야구장과 사격장, 파크골프장 등 스포츠타운을 조성하는 계획을 한목소리 비판하며 원형보존을 주문했다.

전 교수는 이날 1918년 미군이 상공에서 찍은 첫 항공사진, 해방이후 알뜨르비행장 일대 항공사진, 1948년 5월 27일 모슬포 일대 항공사진(미 극동공군 31전술정찰대대 2만피트 상공 촬영) 등 국내에 미공개된 사진들을 제시하며 알뜨르 비행장의 역사적 공간의 의미를 상기시켰다.

특히 1937년 12월 12일 알뜨르에서 이륙해 난징을 폭격하는 영상, 1954년 4월 7일 유엔군 모슬포 전쟁포로 수용소 1구역(모슬포 방향)과 2구역(알뜨르공항을 둘러싼 모습)과 송악산 항공사진 등 귀한 영상자료를 제시하며 켜켜이 쌓인 문화유산들의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알뜨르 비행장은 난징 대폭격, 한국전쟁 전후 학살의 공간, 포로수용소까지 세계냉전사에서 중요한 사건이 벌어진 곳”이라며 “이곳은 극단적인 폭력과 학살, 사상적으로 양분시킨 심리전과 끝나지 않은 군사화와 개발주의가 결합한 복합적인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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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10월 2일 송악산에 설치됐다 파괴된 고사포와 산방산 전경. 전갑생 교수 제공
1945년 10월 2일 송악산에 설치됐다 파괴된 고사포와 산방산 전경. 전갑생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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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린 송악산·알뜨르평화대공원 연속 토론회 ‘평화대공원을 둘러싼 물음’에 앞서 발표자들과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1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린 송악산·알뜨르평화대공원 연속 토론회 ‘평화대공원을 둘러싼 물음’에 앞서 발표자들과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이날 발표자들은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과 송악산 인근 지역에 야구장과 사격장, 파크골프장 등 스포츠타운을 조성하는 계획을 한목소리 비판하며 원형보존을 주문했다.

#이영권 “가우디성당처럼 천천히 갔으면… 광복 100주년인 2045년 완공되는 스토리 원해”‘다른제주연구소’의 이영권 연구위원은 자신은 개발론자라고 말한 뒤 “제주도의 알뜨르 평화대공원 개발 계획은 일회성으로 끝나버릴 천박한 발상”이라며 “스포츠타운으로 조성할 경우 결국 남는 건 일회성 토목 경기와 일부 지역유지들만의 이권, 막대한 유지비뿐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채워넣기 강박에서 벗어나야 하고 평화가 흐르게 해야 비어있음이 더 큰 울림을 줄 것”이라며 “생크추어리(국립공원 지정의 기본 개념으로 신성한 땅, 금단의 땅, 보호구역 의미)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시관, 공연장 등 대규모 인공시설은 평화대공원 인근 밖에 조성하고 대신 해마다 평화축제를 열어 시가 흐르고 평화영화제가 열리고 예술이 흐르는 자유로운 공간이 돼야 한다”면서 “더이상 하드웨어는 아니다. 콘크리트는 안된다”며 공간을 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알뜨르 평화대공원은 개발하더라도 스페인 가우디성당 처럼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면서 “스토리를 만들면서 20년동안 조성해 광복 100주년이 되는 2045년 완공해도 좋을 것 같다”고 넌지시 제안했다.

도는 지난해 알뜨르비행장 등 제주평화대공원과 인근 송악산 일대에 스포츠타운을 조성하는 내용의 ‘마라도해양도립공원 공원계획 변경 용역’을 마련했다.

일각에선 제주평화대공원 부지는 국방부가 무상 임대를 결정하면서 건설비 확보가 문제였고 재정이 여의치 않아 지역발전사업으로 전환하면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스포츠타운을 고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용역안 주요 내용으로 야구장, 사격장, 파크골프장 건설이며 평화대공원 예정부지 69만㎡ 가운데 34%인 23만 8713㎡가 스포츠타운 조성계획에 포함됐다. 송악산 주차장 서쪽에 축구장과 숙박시설을 갖춘 5만 375㎡ 규모의 전지훈련장 건설 계획도 나와 논란이 일었다.

용역 보고회 자리에서 스포츠타운 건설에 대한 비판과 우려가 제기되자 스포츠타운 조성 계획을 재검토하는 쪽을 가닥을 잡았다.

한편 송악산알뜨르사람들의 4차 토론회는 오는 11월 13일 오후 3시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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