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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안 돕는 남편 밉다고…13년 만에 얻은 딸 죽인 엄마

육아 안 돕는 남편 밉다고…13년 만에 얻은 딸 죽인 엄마

입력 2015-10-01 20:12
업데이트 2015-10-0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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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

서울 양천경찰서는 육아문제로 남편과 갈등을 빚다 결혼 13년 만에 겨우 얻은 갓난아기를 살해한 혐의로 김모(40·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양천구 신월동 본인의 집 화장실에서 생후 50여일 된 딸을 물이 담긴 찜통에 빠트려 익사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남편 유모(41)씨와 결혼 13년이 되도록 아이를 갖지 못한 이유로 갈등을 겪다 8월 겨우 첫 아이를 낳았지만 육아문제로 남편과 자주 다퉜다고 경찰은 전했다.

 범행 전날인 지난달 29일 저녁에도 김씨는 남편과 또다시 부부싸움을 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남편이 ‘이혼하자. 내가 애를 키우고, 그러다 안 되면 보육원에 보내겠다’고 말하자 격분해 자신은 자살하고 아이도 죽이기로 마음먹은 뒤 다음날 오전 아기를 살해했다. 이어 오전 7시쯤 화장실 방문 앞에 ‘아이는 내가 좋은 데로 데려가겠다. 행복하게 살고 싶었는데 결국 우리 가정은 이렇게 됐다. 미안하다’는 메모를 남기고 집을 나갔다.

남편 유씨는 오후 8시 10분쯤 퇴근하고서 집에서 아내와 아기가 보이지 않자 인근 파출소에 가출신고를 했다. 그 사이 유씨 전화를 받고 집에 온 동생이 화장실에서 숨진 아기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김씨 휴대전화를 추적해 당일 오후 10시쯤 인천 소래포구에서 김씨를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아기를 죽이고 나도 바다에 빠져 죽으려고 그곳에 갔다”면서 “평소 육아를 돕지 않는 남편에게 섭섭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김씨는 “남편이 애를 보육원에 보낸다는 말을 듣고 그럴 바에야 애도 죽이고 나도 죽고 여기서 끝내겠다는 생각으로 범행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심리적으로 다소 불안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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