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보떡’이 뭐길래 행안장관까지?...“공직 구태 몰려” VS “악습 사라져야”

‘시보떡’이 뭐길래 행안장관까지?...“공직 구태 몰려” VS “악습 사라져야”

이범수 기자
이범수 기자
입력 2021-02-25 17:19
수정 2021-02-25 17:1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공무원 시보기간이 끝난 뒤 동료와 상사들에게 돌리는 각종 물품. 출처:인터넷 커뮤니티
공무원 시보기간이 끝난 뒤 동료와 상사들에게 돌리는 각종 물품. 출처:인터넷 커뮤니티
공무원들이 선발 후 정식 임용 전 일정한 ‘시보’ 기간이 끝난 뒤 직장 동료들에게 돌리는 ‘시보떡’을 놓고 관가가 설왕설래하고 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불합리한 관행을 철폐하겠다”고 나섰다.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선배들의 가르침에 감사한 마음으로 하는 것을 너무 삭막하게 본다’는 의견과 ‘누구 하나라도 부담을 느낀다면 없어지는 게 맞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시보떡 관행이 중앙부처에서는 거의 사라져서 큰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는 반면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평가가 엇갈린다.

시보떡 논란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시보를 끝낸 동기가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백설기만 하나씩 돌렸더니 옆 팀 팀장이 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는 글이 올라오며 시작됐다. 지난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보고에서 야당 의원이 이런 관행을 지적했고,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시보떡이 새내기 공무원들에게 부담과 상처가 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불합리한 관행을 철폐하겠다”고 공감했다.

국가·지방공무원법에 따르면 공무원 합격자는 6개월(6급 이하)~1년(5급)의 시보 기간을 거쳐야 정규 공무원으로 임용된다. 이 기간이 끝나면 동료들에게 떡을 돌리는 문화가 이어져 왔다. 경기의 15년차 공무원 A씨는 25일 “시보떡을 달라고 강요하는 경우는 들어보지 못했다”며 “다소 과장된 (온라인) 글에 공직사회 전체가 졸지에 ‘구태’ 전형 취급을 받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17년차 공무원 B씨는 “시보가 끝나고 선배한테 감사의 의미로 떡을 돌리는 것”이라며 “(이런 관행까지 없어지는 건) 너무 삭막하다. 떡을 돌리는 것 자체보다 그것을 통해 동료 간 축하와 감사를 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자치구 8년차 공무원 C씨도 “시보뿐 아니라 승진 등 발령 때 일종의 인사로 떡을 돌리는데 악습이라기보다 하나의 문화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중앙부처 20년차 D씨는 “시보떡은 거의 없어졌지만 사람들이 떡을 선호하지 않아 버리기도 하니 과자나 다른 실용적인 것을 돌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문화를 이어 간다는 인식 자체가 개인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광역자치단체의 10년차 공무원 E씨는 “나도 10년 전에 했지만 악습이라고 생각하고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며 “결혼식은 와 줘서 감사한 마음에 떡을 돌리지만 시보떡은 가끔 누가 돌렸는지도 모르고 받는 경우가 많다. 규모가 크면 한 과에 50명이 있는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2년차 공무원 F씨는 “만약 지금 시보를 뗀다고 해도 나만 안 돌리면 조직 분위기상 이상하게 볼 것 같아 돌릴 것 같다”고 말했다.

관가는 이번 논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는 올해부터 구청장이 신입 공무원에게 격려 메시지와 책을 보내고 배치받은 부서의 선배 직원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다과를 지급하기로 했다. 경북 성주군청공무원직장협의회도 ‘시보떡 문화 근절’을 선언한 상황이다. 서울시도 직원들에게 시보떡 관행을 없애자는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한 중앙부처도 최근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시보떡 관련 사례 수집에 나섰다.

행안부는 조만간 시보떡을 포함해 업무서비스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준희 행안부 혁신기획과장은 “혁신이 필요한 사항을 개선하고 방향을 수립해 부처와 지자체에 확산하기 위해 범정부적이고 체계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최근 이슈화된 시보떡 부분도 추가해 부처, 지자체, 기관들이 조직문화를 진단하고 개선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김용일 서울시의원, 남가좌1동 래미안2차아파트 경로당 방문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에서 의정활동하고 있는 김용일 의원(서대문구 제4선거구, 국민의힘)은 지난 18일 남가좌1동 래미안2차아파트 경로당을 방문, 어르신들과 소통하며 경로당 운영에 관한 민원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이날 방문에는 이나령 남가좌1동장도 함께했다. 이의린 회장을 비롯한 경로당 어르신들은 김 의원을 반갑게 맞이하며 다양한 의견을 전했다. 어르신들은 현재 월 90만원의 지원금으로는 점심, 다과, 놀이, 간식 등을 해결하기에 매우 부족해 회비 각출과 주변의 지원 및 보조로 운영하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경로당 구성원들의 다양한 취미를 존중하여 노래방 기기 설치를 요청했으며, 13년 된 냉장고 교체 등 노후화된 시설 개선에 대한 민원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누구나 세월에 따라 늙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국가 발전에 기여하신 사회적 약자인 어르신들에게 더 나은 대우와 경로효친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함께 발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의원으로서 서울시 예산 확보 등을 통해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경로당 운영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thumbnail - 김용일 서울시의원, 남가좌1동 래미안2차아파트 경로당 방문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10월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할까요?
오는 10월 개천절(3일)과 추석(6일), 한글날(9일)이 있는 기간에 10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시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가능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는 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 기사를 읽어보고 황금연휴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1.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한다.
2.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필요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