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서울 중구 미쓰비시 앞에서 열린 미쓰비시 규탄 집회에 참석한 대학생진보연대 통일행진단 소속 학생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8.7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압류명령 공시송달 2건 29일·2건 30일 각각 효력 발생
미쓰비시중공업 “즉각 항고 예정”…법적 다툼 이어질 듯
일제 강점기 강제노역 피해 배상을 외면해온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 자산 매각명령이 오늘부터 가능해진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금덕(91) 할머니 등 강제노역 피해자·유족 4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상표·특허권 특별현금화 신청 사건 처리를 위해 대전지법이 공시송달한 압류명령 결정문 4건 중 2건의 효력이 이날 발생했다.
나머지 2건의 공시송달은 30일 0시를 기해 발효된다.
매각명령 신청에 따른 심문서 공시송달 효력은 지난달 10일 이미 발생했다.
이로써 대법원의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 손해배상 판결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미쓰비시중공업 자산 매각 절차는 모든 법적 요건을 갖추게 됐다.
법원은 별다른 사정 변경이 없는 상황이 계속되면 감정평가·경매·매각대금 지급·배당 등으로 이어지는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피해자들을 대리하고 있는 김정희 변호사는 “원래는 압류명령 이후 매각명령이 떨어져야 하나, 순서가 조금 바뀌어 절차가 진행됐다”며 “공시송달과 관련해 (미쓰비시중공업 측으로부터) 별다른 의견이 접수됐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강제노역 피해자와 유족 5명은 2012년 10월 광주지법에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2018년 11월 “피고는 원고에게 1인당 1억∼1억 5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다.
이후 피해자들은 지난해 3월 22일 대전지법을 통해 판결 이행을 미루는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국 내 상표권 2건과 특허권 6건을 압류하는 절차를 밟은 데 이어 매각 명령 신청을 했다. 채권액은 별세한 원고 1명을 제외한 4명분 8억 400만원이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강제징용 사과 안 하는 日 규탄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대학생들이 29일 서울 중구 미쓰비시 상사 서울지사 앞에서 ‘강제 징용 사과 안 하는 일본 및 전범기업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식민지배 사죄 및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미쓰비시중공업 측은 이날 한국 법원의 압류명령 결정문의 공시송달 효력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한일 양국 간 및 국민 간 청구권에 관한 문제는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돼, 어떠한 주장도 할 수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 간의 (의견) 교환 상황 등을 근거해 압류 명령에 대해 즉시항고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공시송달은 소송 상대방이 서류를 받았다는 사실 확인이 어려운 경우,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관련 내용을 일정 기간 게재해 당사자에게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공시송달 효력 발생으로 법원이 징용 피해자 배상을 위해 미쓰비시중공업의 한국 자산에 대한 매각 절차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미쓰비시중공업이 법원의 결정이나 명령에 불복하는 즉시항고를 하게 되면 압류명령의 효력이 확정되지 않고 법적 다툼을 이어가게 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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