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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퀘어에 ‘한국 사법부’ 비판 광고 걸린 까닭은

뉴욕 타임스퀘어에 ‘한국 사법부’ 비판 광고 걸린 까닭은

김정화 기자
입력 2020-08-31 17:51
업데이트 2020-08-3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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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0시부터 ‘성착취 피해자 도움을’ 광고
“솜방망이 처벌 세계에 고발”…온라인 단체, 6일까지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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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걸린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W2V’ 솜방망이 처벌 비판 광고. 케도아웃 제공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걸린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W2V’ 솜방망이 처벌 비판 광고. 케도아웃 제공
“아동 성착취물을 대하는 한국 사법부의 안일한 태도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었어요. 이게 ‘쪽팔린’ 일이란 걸 깨달으면 좋겠습니다.“

성범죄 실태 공론화를 위한 단체 ‘케도아웃’(KEDO OUT) 활동가 알린은 3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0시(현지시간)부터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의 가장 큰 전광판에는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W2V’(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씨와 손씨에 대한 미 송환 불허 결정을 내린 한국 사법부를 규탄하는 광고가 걸렸다. 새해 카운트다운의 명소로도 잘 알려진 뉴욕 타임스퀘어는 매일 300만명 이상이 지날 정도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알린 등 활동가들이 ‘세계의 교차로’인 이곳에 사법부를 비판하는 광고를 내보낸 건 손씨가 받은 ‘솜방망이’ 처벌에 분노해서다. 그는 “지난달 서울고등법원이 손씨의 미 송환을 불허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단체를 만들고, 한국의 낮은 성범죄 양형 기준과 부실한 법률 체계를 전 세계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케도’는 한국(Korea)과 소아성애(Pedophile)를 합친 이름이다.

이들은 지난달 20일부터 광고 게시를 위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텀블벅에서 모금을 진행했는데, 하루 만에 목표액을 달성했다. 2주 동안 모인 최종 금액은 9000만원. 목표액의 네 배가 넘었다. 직접 제작한 15초짜리 광고 영상은 오는 6일까지 타임스퀘어 전광판 두 곳에서 각각 2분, 12분 간격으로 송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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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걸린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W2V’ 솜방망이 처벌 비판 광고. 케도아웃 제공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걸린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W2V’ 솜방망이 처벌 비판 광고. 케도아웃 제공
명예훼손 우려 등으로 손씨의 실명은 물론 W2V 사이트 이름조차 광고에 넣지 못한 건 아쉬운 점이다. 그는 “마음 같아선 광고에 공개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대신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운영자가 약 400만 달러를 벌고도 한국 법정에서 고작 18개월형을 선고받았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해외 광고를 택한 건 한국에서 아무리 아동 성착취물의 심각성에 대해 외쳐도 거대한 ‘벽’이 가로막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알린은 “국내에서 국민청원, 국회의원 문자 ‘총공’(총공격), 사법부 규탄 시위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했지만, 현실은 그대로”라며 “한국 사법부는 국민이 왜 조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처벌을 원했는지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자신들도 공범이라는 메시지를 알아 달라”고 말했다.

케도아웃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손정우법’(범죄인 인도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문자 총공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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