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공작 지휘’ 조현오 전 경찰청장 구속···남대문서 수감

‘댓글 공작 지휘’ 조현오 전 경찰청장 구속···남대문서 수감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8-10-05 07:58
업데이트 2018-10-05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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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총수 출신, ‘친정’에 수감되기는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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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함 토로하는 조현오
억울함 토로하는 조현오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공작을 총지휘한 혐의를 받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4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수갑을 찬 채 취재진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조 전 청장의 구속여부는 이르면 오늘 밤 결정된다. 2018.10.4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공작을 총지휘한 혐의를 받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5일 또 한 구속됐다.

조현오 전 청장은 전날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서울 남대문경찰서로 이송돼 유치장에서 구금 상태로 대기하다 영장 발부 후 구속수감됐다. 전직 경찰 총수가 검찰이 아닌 경찰 수사를 받다 구속돼 경찰관서에 수감된 사례는 조 전 청장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청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영장심사 이후 서울 남대문경찰서로 이송돼 구금 상태로 대기하던 조 전 청장은 영장 발부와 함께 구속 수감됐다.

법원의 영장 발부는 인신구속이라는 높은 수위의 강제수사 필요성을 인정할 만큼 혐의가 소명됐다는 뜻으로 읽힌다.

조 전 청장은 2010년 1월부터 2012년 4월까지 서울지방경찰청장과 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면서 휘하 조직을 동원해 주요 사회 현안과 관련, 정부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대응 글 3만3천여건을 달게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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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경찰청장에 채워진 수갑
전직 경찰청장에 채워진 수갑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공작을 총지휘한 혐의를 받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4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수갑을 찬 채 취재진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조 전 청장의 구속여부는 이르면 오늘 밤 결정된다. 2018.10.4 연합뉴스
사건을 맡은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그간 댓글공작에 관련된 여러 전·현직 경찰관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 전 청장이 공작을 지시하고 보고받는 등 사안의 정점에 있다고 판단했다.

수사단은 앞서 조 전 청장 외에 전직 고위직 3명과 현직 1명 등 핵심 피의자 4명의 구속영장도 신청했으나 법원은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모두 기각했다.

이 때문에 조 전 청장의 구속영장도 기각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지만,수사단은 증거인멸 우려 등이 있다고 판단해 결국 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청장 신병 확보에 성공한 수사단은 사건 송치 전까지 조 전 청장의 혐의를 보강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수사단은 그간 확보한 관련자 진술을 토대로 판단할 때 댓글공작으로 달린 댓글과 트위터 글 등이 영장에 적시된 양보다 많은 6만여건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조 전 청장이 구속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그는 과거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존재했다는 발언을 했다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그는 이후 보석으로 석방됐으나 항소심에서 실형 선고와 함께 재수감됐고,2014년 3월 대법원에서 징역형 확정판결을 받았다.

그는 이후 부산지역 건설업체 대표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도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법정구속되지는 않았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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