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서 맺어진 부부, 60년 만의 예식

전장서 맺어진 부부, 60년 만의 예식

강병철 기자
입력 2016-11-03 22:58
수정 2016-11-0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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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참전용사 10쌍 회혼례

6·25전쟁 당시 전장에서 처음 만나 60년을 해로한 참전용사 부부가 4일 이를 기념하는 회혼례를 올린다. 국가보훈처는 3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6·25전쟁 호국영웅 합동 회혼례를 개최한다”면서 “박승춘 처장의 주례로 10쌍의 노부부가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10쌍 부부 중 2쌍은 남편과 아내가 모두 6·25전쟁에 참전한 유공자 부부다.

이들 중 신태일(88), 엄춘분(80) 부부는 1952년 겨울,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황해도 구월산에서 처음 만났다. 구월산은 반공 유격대의 활동지로 이들은 북한군·중공군과 전투를 벌여 수백명을 사살하는 전과를 올렸다. 당시 신씨는 국군 첩보요원이었으며 엄씨는 간호와 취사 임무를 맡은 유격대원이었다. 둘은 전장에서 사랑을 싹 틔운 뒤 정전협정 체결 2년 뒤인 1955년에 경기 용인에서 다시 만나 결혼했고 3남 1녀를 뒀다. 결혼식은 전후 어려웠던 시절이라 물 한 그릇을 떠놓고 서로 인사한 게 전부였다고 한다. 신씨는 “어렵고 힘든 시절을 함께했던 전우이자 평생의 동반자인 아내에게 제대로 된 예식을 꼭 해주고 싶었다”면서 “아들이 20세에 세상을 떠난 후 마음 아프게 살아온 아내를 웃게 해주고 싶었는데 회혼례를 치르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보훈처는 6·25 참전용사를 예우하기 위해 결혼 60돌을 맞은 참전용사 부부를 선정해 해마다 회혼례를 개최한다. 박 처장은 “민·관·군 협력으로 국가유공자를 예우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6-11-04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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