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시신을 싣고 다닌 차량 절도범 검거

어머니 시신을 싣고 다닌 차량 절도범 검거

한준규 기자
입력 2016-04-27 21:20
수정 2016-04-2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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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어서 어머니 시신을 훔친 차량에 싣고 다니던 60대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27일 A(60)씨를 시체유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업에 실패한 A씨는 어머니 B(86)씨와 전남 여수의 한 저수지 부근에 움막을 짓고 살았다. 그러던 중 지난 2월 말 어머니가 움막에서 숨졌다. A씨는 귀와 코를 막는 등 ‘나름의’ 염을 하고 장례식장 등에 장례 절차와 비용을 문의했다. 하지만 장례비가 너무 비쌌다.

결국 A씨는 어머니 시신을 며칠간 움막에 뒀다. 그 사이 과거 사업할 때 빌려준 돈을 받으러 다니거나 일거리를 찾으러 전국 각지와 움막을 왔다 갔다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의정부에서 지인의 차를 허락 없이 가져다 어머니 시신을 비닐에 싼 채 싣고 다녔다. A씨는 “어머니 장례는 제대로 치러 드리고 싶었는데 장례비가 없어 장례비를 마련할 때까지 일해 비용을 마련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처음 B씨가 타살됐을 가능성을 두고 조사했지만 부검 결과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탐문 조사 결과 A씨의 행적 역시 진술과 일치해 A씨의 말이 사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경위를 조사할수록 담당 경찰관 모두 A씨의 사정을 딱하게 여겼다”며 “여러 사정을 고려해 불구속 수사를 결정했지만 사람이 사망하면 국가에 신고해야 하는 엄연한 법이 있어 처벌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A씨와 오래전 헤어진 여동생과 연락해 B씨의 장례가 무사히 치러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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