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생존희생자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심각’

제주 4·3 생존희생자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심각’

입력 2015-07-14 10:06
수정 2015-07-1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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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센터, 트라우마센터 설립 운영 방안 등 제시

제주 4·3 사건 생존희생자와 유족들이 심각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는 지난 1월 16일부터 2월 13일까지 4·3 사건 생존희생자 110명과 61세 이상 고령 유가족 1천11명을 대상으로 정신 건강 실태를 조사해 14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생존희생자 중 심각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시달리는 고위험군은 39.1%에 달했다. 중등도 위험군은 41.8%, 경도 위험군은 16.4%이고, 안정군은 2.7%에 불과했다.

유가족 가운데 고위험군은 11.1%였다. 중등도 위험군은 40.9%, 경도 위험군은 30.2%, 안정군은 17.8%로 나타났다.

생존희생자 가운데 46명(41.8%)과 유가족 중 206명(20.4%)은 전문가 상담이 필요한 심각한 우울증상이 있다고 답했다.

생존희생자 중 6명(5.5%)과 유가족 중 30명(3%)은 높은 자살 경향성을 보였다. 생존희생자의 54.5%, 유가족의 75.2%는 자살 경향성이 없었다.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부분에서 생존희생자의 72.7%는 고위험 스트레스군으로, 24.5%는 잠재적 스트레스군으로 나왔다. 2.7%만 건강군에 속했다.

유가족의 고위험 스트레스군과 잠재적 스트레스군은 각각 43.7%, 49.5%에 달했다.

생존희생자와 유가족의 주관적 삶의 만족도는 각각 16.8점, 19.6점으로 대조군 23.4점보다 낮았다. 삶의 질에 대한 점수도 각각 66.2점, 74.5점으로 대조군 85.7점과 큰 차이를 보였다.

조사 대상자들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보상’을 들었다. 4·3을 항상 기억했으면 좋겠다, 유족연금 현실화, 의료 비용의 확대, 노약자에게 도우미 서비스 제공, 누락된 유가족 조기 등록, 4·3 행사 때 대통령 참여 등의 의견도 제시했다.

센터는 외상후스트레스 고위험군일수록 우울·자살 등 다른 정신건강이 심각하므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 의한 개별 상담치료를 받게 하고 비용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상자들이 고령이고 농어업에 많이 종사하는 점을 고려해 경로당 등을 찾아가 외상후스트레스 예방 및 관리를 위한 교육을 정기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포괄적인 정신건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4·3 트라우마센터를 설립해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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