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수강신청 전쟁…뒷돈거래 ‘횡행’

대학가 수강신청 전쟁…뒷돈거래 ‘횡행’

입력 2013-02-18 00:00
업데이트 2013-02-1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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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목당 2~10만원…부르는 게 값

“수업 주실 수 있는 분 사례할게요. 부탁합니다.”, “△△△ 수업 파실 분 없으신가요? 제가 꼭 들어야 합니다. 연락해주세요”

3월 개강을 앞두고 대부분 대학의 온라인 수강신청이 진행중인 가운데 일부 학생들이 인기과목 수강신청권을 뒷돈을 주고 거래하고 있다.

경기도 ㄱ대 영어영문학과에 재학 중인 A(27·여)씨.

A씨는 복수전공으로 선택한 경영학과 필수과목인 ‘재무관리’ 수강신청을 시도했지만 선착순에서 밀려 탈락했다.

마지막 한 학기를 남겨두고 있어 이 강의를 듣지 못하면 불가피하게 추가학기를 신청해야 할 처지에 놓인 그가 선택한 건 수강신청권 구매.

’재무관리’ 수강신청에 성공한 학생에게 돈을 주고 그 강의를 사겠다는 것이다.

거래가 성사되면 애초 신청한 학생은 수강정정기간에 해당 과목을 취소하고, 구매학생은 이를 기다리고 있다가 취소와 동시에 수강신청 버튼을 눌러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된다.

A씨는 마지막 학기를 앞뒀거나 복수전공 필수과목을 반드시 수강해야 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금전거래는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친구의 권유로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수강신청권을 팔만 한 학생을 찾고 있다”며 “나이가 많아 추가학기 다니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A씨는 ‘튕긴’ 과목 수강신청권을 5~10만원을 주고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B(25·여)씨는 140여명 정원인 교양수업(사이버 강의)을 신청했는데 탈락했다. 같은 강의신청에서 탈락한 게 이번 학기로 벌써 세번째다.

B씨도 학교 게시판 등에 ‘수강신청권을 구한다’며 글을 남기고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B씨는 판매할 의사가 있는 학생이 원하는 가격에 맞춰 거래할 생각이다.

또 다른 학생은 아예 과목당 2만 원씩 사례하겠다며 대놓고 수강신청권 거래를 요구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학교가 인기가 많은 강의를 계절학기 동안 추가개설하는 등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 한 문제는 반복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학 당국은 사전 수요조사를 해 특정 강의에 학생들이 몰리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수강신청권 거래에 대해선 사실 손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ㄱ대 관계자는 “돈이 오간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데 학교가 수사기관도 아니라 적발해내기란 어렵다”며 “정교한 수요예측으로 학생들의 불편이 없도록 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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