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일가족 살해’ 현장검증… “엄마가 보고 싶다”

‘전주 일가족 살해’ 현장검증… “엄마가 보고 싶다”

입력 2013-02-07 00:00
업데이트 2013-02-0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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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췌한 모습으로 태연히 범행 재연주민들 “입시위주의 교육 탓 같다”

‘전주 일가족 살해 사건’에 대한 현장검증이 7일 열렸다.

현장검증은 이날 오후 1시부터 두 시간여 동안 이뤄졌다.

피의자 박모(25)씨는 이날 담담한 표정으로 범행 당시를 재연했고 수사관의 설명에 맞는 부분과 다른 부분을 명확하게 집어가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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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일가족 살해사건’ 현장검증에서 피의자 박모(25)씨가 7일 오후 전북 전주시 송천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범행 당시 상황을 재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주 일가족 살해사건’ 현장검증에서 피의자 박모(25)씨가 7일 오후 전북 전주시 송천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범행 당시 상황을 재현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씨는 처음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의 한 철물점과 방앗간에서 연탄 화덕과 연탄을 구입하는 모습을 재연했다.

이어서 자신의 집이자 범행장소인 아파트에서 부모와 형을 차례로 살해하는 모습을 재연했다.

사건 현장인 박씨의 집 부엌에는 여느 가정집과 같이 설거지 거리와 먹다 남은 두유, 통조림 등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박씨는 검은색 점퍼차림에 다소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범행 순서에 맞게 동선과 살해 도구인 연탄을 피우는 방법 등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하지만 연탄을 피우는 장면을 재연하는 중 긴장을 했는지 중심을 잃고 싱크대에 기대기도 했다.

현장검증에 참여한 박씨의 이모는 조카가 언니와 형부, 큰조카를 살해하는 장면을 태연히 재연하는 모습에 눈물을 쏟아냈다.

영하 12도의 날씨에도 박씨의 모습을 보러 나온 주민들은 욕설을 쏟아내며 격앙된 모습이었다.

18년간 이 동네에 산 이광로(58)씨는 “우리 동네에서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는데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무섭다”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 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주민 이모(51·여)씨는 “죽은 부모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온다”며 “입시만 생각하고 인성을 가르치지 않는 교육이 잘못된 것 같다”고 심정을 밝혔다.

박씨가 현장검증을 마치고 집에서 나오자 일부 흥분한 주민들은 “야, XX야. 마스크 벗어”라며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현장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박씨에게 심경을 묻자, 박씨는 “죄송합니다. 엄마가 보고 싶습니다”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또 누구에게 가장 미안하냐는 질문에 “엄마가 병원에 같이 가자고 했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재산과 보험금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냐고 묻자 박씨는 “얼마 전 우리 집이 큰 사기를 당해 빚이 있는 줄만 알았다”고 답하고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사건 현장을 떠났다.

마지막으로 박씨는 자신의 집에서 3㎞가량 떨어진 원룸에서 살해 모의 연습을 하는 모습을 재연하고 두 시간여에 걸친 현장검증을 마쳤다.

한편 박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1시께 아파트 작은방에서 아버지(52), 어머니 황모(55)씨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먹여 잠들게 한 뒤 미리 준비한 연탄불을 피워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형(27)과 함께 밖에서 술을 마신 뒤 오전 5시께 들어와 안방에서 같은 방법으로 형을 살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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