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용산 철거민 특사…가족들 “참사 이후 첫 기쁨”

용산 철거민 특사…가족들 “참사 이후 첫 기쁨”

입력 2013-01-29 00:00
업데이트 2013-01-29 14:4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남경남 전철연 전 의장 제외에는 ‘아쉬움’ 일각선 “측근 살리기 비판 방패막이 아니냐” 비판도

29일 이명박 대통령이 용산 철거민 구속자 5명을 특별사면 했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구속자 가족들은 크게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용산 참사 당시 망루 농성을 배후에서 조종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회 전 의장이 이번 사면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서는 “우리를 많이 도와주셨던 분인데 함께 나오지 못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용산 참사로 구속된 6명 중 이충연 용산4구역 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해 김창수, 김성환, 김주환, 천주석씨 등 5명은 이번에 사면됐고 남 전 의장은 다른 혐의가 많은 데다 만기(2015년 1월)가 많이 남았다는 이유로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충연씨의 아내 정영신씨는 “너무 좋아서 아무 말도 못하겠다”며 “그 일(용산참사) 이후 좌절만 하고 있었는데 처음으로 기쁜 일이 생겼다”고 기뻐했다.

정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어찌 됐든 마지막에 우리를 사람으로 봐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의 어머니이자 용산참사 희생자 고(故) 이상림씨의 부인인 전재숙씨는 “우리 아들 나온다니까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라며 “가족들과 함께 모여서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씨는 “어미 심정으로는 더없이 기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라며 “어렵게 첫발을 뗐는데 앞으로 용산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도 찾아 처벌해야 하는 등 할 일이 많이 남았다. 그 과정에서 남편의 명예도 회복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주환씨 동생 김주만(33)씨는 감격에 겨운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형이 나오면 일단 한 번 안아줘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봉사활동을 하러 완도에 가 있어 뒤늦게 인터넷으로 검색해 소식을 접했다는 김성환씨의 아내 박순임씨는 “남편이 그동안 고생 많이 했는데 이제 조금 편하게 해주고 싶다”며 “어서 서울로 올라가 남편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천주석씨의 아내 김명희씨도 들뜬 모습이었다. 김씨는 “지금 집이 너무 엉망이라서 남편이 나오면 일단 언니네 집에 가서 맛있는 것을 해먹이고 같이 삼겹살도 먹으려고 한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김씨는 “어제까지만 해도 6명 모두 사면된다고 했었는데 남 의장님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해 놀랐다”며 “죄송한 마음이 크다. 그래도 워낙 자기 이익에 관심을 두지 않고 사시는 분이니 우리를 위해서 기뻐하고 계실 것 같다”고 말했다.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이원호 사무국장은 “꾸준히 구속자 사면을 요구해왔는데 결실을 맺어 기쁘다”면서도 “측근 사면에 대한 비판을 피하려고 우리 구속자들을 방패막이로 쓴 것 아닌가 하는 불쾌감이 있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위는 성명에서 “사면된 철거민들은 애초부터 감옥에 갇혀야 할 사람들이 아니었다. 잘못된 도시개발 정책의 피해자들이자, 생지옥과 같은 참사의 생존자, 살인진압이라는 국가폭력의 희생자들”이라며 “이명박 정부는 이번 사면으로 용산참사에 대한 원죄를 스스로 씻었다고 생각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박근혜 당선인은 침묵으로 외면하지 말고 유가족들 앞에서 용산참사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힐 것을 촉구한다”며 “대선 전 약속했던 진상 규명과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 강제퇴거금지법 제정 등 제도개선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금융투자소득세’ 당신의 생각은?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의 투자로 5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했을 때 초과분에 한해 20%의 금투세와 2%의 지방소득세를, 3억원 이상은 초과분의 25% 금투세와 2.5%의 지방소득세를 내는 것이 골자입니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제도 도입과 유예,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일정 기간 유예해야 한다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