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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말 특사 누가 포함되고 누가 빠졌나

임기말 특사 누가 포함되고 누가 빠졌나

입력 2013-01-29 00:00
업데이트 2013-01-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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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인척 빠졌지만 ‘측근 배려 사면권 남용’ 비판 거세 형 집행률 최시중 31%, 천신일은 47% 불과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단행한 특별사면ㆍ감형ㆍ복권은 국가발전과 경제에 기여한 공로, 사회 통합적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것이 법무부의 설명이다.

따라서 대상자 55명에 정치인과 공직자, 경제인, 교육ㆍ문화ㆍ언론ㆍ노동계와 시민단체 인사 등이 두루 포함됐다. 용산참사 사건 관련자들과 불우ㆍ외국인 수형자 일부도 들어갔다.

다만, 대통령의 주요 친인척과 재벌그룹 총수, 저축은행 비리 사범, 반인륜적 흉악범 등은 제외됐다.

그럼에도, 권력형 비리를 저지른 측근 인사들이 포함된 이번 임기말 특사는 국민의 법 감정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은 물론 엄정한 법 집행을 바라는 기대를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누가 포함됐나 = 법무부는 고령ㆍ질병 악화 등으로 수감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거나 형사 처벌 전력으로 인해 공적 활동에 제약을 받는 공직자, 여야 정치인, 경제인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공직자로는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사면과 동시에 특별복권됐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박관용 전 국회의장도 특별복권됐다.

입법부 수장 두 명이 동시에 특사 명단에 포함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이자 최측근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50년 지기’인 천신일 전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포함됐다.

최 전 위원장은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와 관련해 수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이 선고됐다.

’임기 중 비리’에 대해서는 사면하지 않겠다는 원칙과 배치될 수 있는 대목이지만, 최 전 위원장의 혐의 중 2006년 7월부터 1년간 6억원을 받은 부분은 유죄가 선고되고 2008년 2월에 추가로 받았다는 2억원에 대해서는 무죄가 났다는 사정이 참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을 보좌했던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형선고실효와 함께 특별사면ㆍ복권됐다.

’안기부 X파일’ 보도와 관련해 대법원에서 선고유예를 받았던 김연광 전 청와대 정무1비서관도 사면됐다.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됐던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도 특별복권됐다.

정치인 중에서는 친박계인 서청원 전 미래희망연대 대표를 비롯해 서갑원, 김종률, 현경병, 장광근 전 의원 등 9명이 특별복권됐다. 신정훈 전 나주시장은 사면, 김한겸 전 거제시장과 김무열 전 울산시의회 의원은 특별감형 조치됐다.

경제인으로는 남중수 전 KT 사장, 조현준 효성 섬유 PG장 등 14명이 사면됐다.

중소ㆍ중견기업 대표들이 많지만 일부는 대기업 출신도 있다.

법무부는 “대부분 중소ㆍ중견기업 경영자들로 경제발전 공로, 수출실적, 형 집행률, 벌금ㆍ추징금 완납 여부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 이해수 한국노총부산지역본부 의장, 정태원 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종래 전 주간조선 출판국장 등도 죄질 및 피해 정도, 사회공헌활동 등을 고려해 사면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시민단체도 보수 성향 인사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용산참사 사건에 가담해 기소됐던 철거민 6명 가운데 5명도 전원 잔형 집행을 면제받았다.

제외된 1명은 사건 당시 망루 농성을 배후에서 조종한 데다 다른 범죄가 추가돼 있고 형 집행률이 낮아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에도 고령ㆍ신체장애ㆍ중병ㆍ유아 대동 등으로 수감 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수형자와 행형 성적이 우수한 외국인 수형자로서 형 집행률이 3분의 2 이상인 8명이 사면됐다.

◇제외된 사람들은 = 법무부는 이번 사면에서 대통령의 주요 친인척과 재벌그룹 총수, 저축은행 비리 사범, 민간인 사찰 사건 관련자, 반인륜범죄자 등을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관련 청탁과 함께 수억원을 수수해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 김재홍씨는 제외됐다.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은 최근 항소해 형이 확정되지 않아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문고리 권력’으로 불린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도 남은 형을 채우게 됐다. 징역 1년3월이 확정됐지만 저축은행 관련 비리라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1심에서 벌금 300만원과 추징금 3천만원을 선고받고 항소를 포기한 홍사덕 전 의원도 사면 대상에 들지 못했다.

이 대통령의 측근이자 ‘왕차관’으로 불렸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외에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으로도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대상에서 제외됐다.

SLS그룹 구명 로비 명목으로 금품을 받아 2심에서 징역 3년6월을 선고받은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도 대법원에 상고해 역시 형이 확정되지 않았다.

정ㆍ관계 인사에게 수십억원의 금품을 뿌리고 수백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6월의 확정판결을 받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도 사면되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있었으나 명단에서 빠졌다.

◇사면 단행 배경은 = 이번 특사는 표면적으로는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을 이용해 ‘국민통합’에 기여한다는 목적에서 이뤄졌다.

청와대는 “종교계를 비롯해 경제계, 정치계 등에서 특별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라고 밝힌 바 있다.

역대 정부에서도 임기 말 특사가 이뤄진 적이 많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난 1997년 말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 등을 특별사면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2년 12월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등을 사면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임기 말인 2007년 12월 임동원 전 국정원장과 측근인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을 특별사면했다.

이 대통령이 차기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특사를 강행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 뜻에 역행한 ‘무리수’라는 비난이 역대 어느 때보다도 거세다.

임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대통령이 측근을 챙기려고 무리하게 사면권을 남용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 전 위원장과 천 회장의 경우 국가ㆍ경제 발전에 기여한 점과 고령, 형 집행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하지만 최 전 위원장의 경우 형 집행률이 31%, 천 회장은 47%밖에 되지 않는다.

’사회통합’을 명분으로 내세워 특별사면을 권력형 비리사범의 구제 수단으로 썼다는 비난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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