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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소장 후보 지명’5기 헌재’ 보수성향 띠나

이동흡 소장 후보 지명’5기 헌재’ 보수성향 띠나

입력 2013-01-03 00:00
업데이트 2013-01-0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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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선거운동 금지 합헌의견…강한 보수색채 평가 정통법관 출신 절대 다수 ‘인적 다양성 퇴보’ 우려

이동흡(62ㆍ사법연수원 5기)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차기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5기 헌재를 구성할 ‘헌법재판관 9인 라인업’이 완성됐다.

지난해 9월 전체 헌법재판관(9명)의 절반에 가까운 4명이 교체된데다 대외적ㆍ행정적으로 헌재를 대표하는 새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나옴에 따라 대법원과 함께 사법기관의 양대 축인 헌재가 일대 전환기를 맞게 됐다.

이 후보자가 보수 성향의 정통 법관인데다 다른 재판관들 역시 상당수가 엘리트 법관 또는 공안분야 전공 검사 출신 등으로 채워져 있어 ‘5기 헌재’가 이전보다 한층 강화된 보수색채를 띨 것으로 보는 관측도 나온다.

◇사상 첫 헌법재판관 출신 소장 탄생되나 = 이 후보자는 경북고,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정통 TK(대구ㆍ경북) 출신 법관으로 서울가정법원장, 수원지방법원장 등을 역임한 뒤 2006년 9월∼2012년 9월까지 6년간 헌법재판관을 지냈다.

청와대는 조만간 국회에 이 후보자에 대한 헌법재판관 겸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국회는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한 뒤 청문회를 준비하게 되며 이틀간의 청문회 이후 경과보고서 채택, 본회의 임명동의안 의결 등의 과정을 거쳐 이 지명자의 최종 임명이 결정된다.

빠르면 2∼3주 내에 이 과정이 모두 완료될 것으로 보여 오는 21일 6년 임기를 마치는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의 퇴임에 따른 공백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명자가 최종 임명되면 헌법재판관 출신으로 최초의 헌재 소장이 된다.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변호사로 활동했던 초대 조규광 헌법재판소장을 제외하고 2대 김용준, 3대 윤영철, 4대 이강국 소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대법관 출신이 헌법재판소장을 맡았다.

2006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윤영철 헌법재판소장의 후임으로 전효숙 헌법재판관을 지명했으나 야당이던 한나라당의 반대 속에 중도 낙마하면서 결국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이 자리를 대신했다.

헌재 내부에서는 이강국 소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헌재 독립성 강화를 위해 헌법재판관 출신 헌법재판소장을 기대해왔다.

◇’5기 헌재’ 다양성 퇴색 우려도 = 국회의장, 대법원장, 국무총리,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함께 5부 요인으로 불리는 헌법재판소장 인사를 놓고 그동안 정치권과 법조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현 정부에서 이뤄지는 인선이기는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과 차기 정부의 이념적 성향, 화합 의지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청와대 측은 이 후보자 지명에 앞서 박 당선인 측과도 상의를 하고 동의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이 지난달 28일 회동에서 차기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는 말도 나왔다.

이 후보자의 지명으로 ‘5기 헌재’의 보수색채는 더 강화될 것이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이동흡 후보자는 2006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추천몫으로 헌법재판관에 지명됐다.

헌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인터넷 매체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내릴 때도 “인터넷 공간을 통해 선거운동에 준할 정도의 영향력 있는 표현행위가 가능해질 경우 후보자 간 조직동원력, 경제력에 따른 불균형이 발생할 소지도 충분하다”며 반대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이 결정으로 헌재 내에서도 보수 성향이 매우 짙은 것으로 평가돼왔다.

법조계 한 인사는 “이 후보자는 4기 헌법재판관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이 지명자를 제외한 다른 헌법재판관들의 면면을 보더라도 헌재의 보수성향이 강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법조계에서는 전망한다.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재판관의 후임으로 지난해 9월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헌법재판관이 임명되면서 ‘5기 헌재’ 구성원 중 서울 법대 출신 엘리트 법관 또는 공안분야 전공 검사의 비율이 더 높아졌다.

우선 9명의 헌법재판관 중 이정미(고려대 법대) 김창종(경북대 법대) 안창호(서울대 사회대) 재판관을 제외하면 3분의 2가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서울대만 놓고 보면 9명 중 7명이다.

이동흡 소장 후보자와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강일원 재판관 등 6명은 고위 법관 출신이며 박한철 안창호 재판관은 검찰 고위직 출신이다.

민변 회장을 지낸 송두환 재판관, 유일한 여성인 이정미 재판관을 제외한다면 장애인, 여성 등 소수자의 이익을 반영하기 어려운 인적 구성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박한철 재판관은 대검 공안부장을, 안창호 재판관은 대검 공안기획관을 거치는 등 검찰 출신 2명이 모두 공안분야를 거쳤다는 점에서 재야 법조계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서울법대 출신 고위법관과 검사 출신으로 구성된 헌법재판관 라인업에 보수성향이 강한 이동흡 전 재판관이 헌법재판소장으로 합류하면 헌재의 보수성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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