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사이트에서 만난 남성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금품을 훔쳐 달아난 20대 남성 동성애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인터넷을 통해 만난 정모(27)씨의 집에서 현금과 여행자수표를 훔친 오모(26)씨를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2009년 에이즈 판정을 받은 오씨는 지난해 8월 동성애사이트인 ‘XX시티’를 통해 만난 정모(27)씨의 집에서 함께 잠을 잔 뒤 정씨가 출근한 사이 현금 7만원과 여행자수표 3000만원어치를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오씨가 에이즈 환자라는 점을 확인한 뒤 반복적인 범행과 에이즈 전염을 우려해 집중수사했지만 지난 5일에야 가까스로 오씨를 검거했다.

　오씨는 경찰 조사에서 “에이즈 감염 사실을 털어놓을 수 없었고 취직도 잘 안돼 생활비도 없었다.”며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만난 사람 집에서 하룻밤을 잔 다음 몰래 금품을 훔쳐 도망가는 식으로 생활해왔다.”고 털어놨다.

　2008년부터 동성애 사이트인 ‘XX시티’에서 활동해온 오씨는 실제로는 사는 곳이 일정하지 않지만 회원들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 강남의 고급아파트에 산다고 거짓말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회에서 소외된 에이즈 환자들이 당국의 적절한 치료와 보호를 쉽게 받을 수 있는 취업알선과 주거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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