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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노조 설립허용 첫날…전국 곳곳 신고서 제출

복수노조 설립허용 첫날…전국 곳곳 신고서 제출

입력 2011-07-01 00:00
업데이트 2011-07-0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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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시.도서 12개 노조 신고..대부분 소규모 노조 삼성.현대차 등 대기업에서는 아직 설립 신고 없어

복수노조 설립 허용 첫날인 1일 전국 곳곳 지자체 및 노동관서에 새로운 노조 설립 신고서가 제출됐다.

그러나 첫날이기 때문인지 이날 노조설립 신고서를 제출한 사업장은 10여곳에 그쳐 당초 일부에서 예상했던 ‘복수노조 설립 쓰나미’는 발생하지 않았다.

또 삼성,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에서는 복수노조 설립 신청이 없었고, 주로 택시와 버스 등 운송업체에서 복수노조 신고가 이뤄졌으며, 대부분 규모도 적었다.

노조설립 신고서를 접수하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담당 부서와 노동관서는 이날 오전부터 신고서 접수에 대비했으나 접수창구 대부분은 하루 종일 매우 한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전국에서 12개 노조가 복수노조 신고

연합뉴스가 전국 취재망을 동원해 조사해보니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 서울, 경북, 인천, 경기, 경남 등 전국 5개 지역에서 11개 사업장의 12개 노조가 복수노조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한 사업장에서는 기존 노조 외에 2개의 신설 노조가 동시에 설립을 신고하기도 했다.

이날 복수노조 1호는 경북 구미에 있는 반도체 제조업체인 KEC(직원 1천83명), 인천시 남구의 택시업체인 한성운수(직원 203명), 서울의 대우증권(직원 3천200명)이 동시에 기록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의 노조가 있는 KEC에서는 조합원 13명으로 구성된 신생노조가 설립 신고서를 이날 오전 9시 제출했다.

같은 시각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대우증권에서도 조합원 6명의 신생노조가 노조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대우증권에는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 소속 노조가 설립돼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 소속 노조가 있는 인천의 한성운수에서도 조합원 77명이 새로운 노조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경북 경주의 유일한 시내버스 회사인 천년미소에서는 이날 조합원 105명으로 구성된 천년미소노동조합과 직원 29명으로 구성된 경주시내버스노동조합이 노조 설립신고서를 냈다.

이에 따라 이 회사에는 앞으로 조합원 114명으로 구성된 기존 민주노총 소속 천년미소지회와 함께 3개 노조가 활동하게 된다. 노조신고서를 제출한 2개 노조는 모두 상급단체가 없는 기업별 단위 노조다.

경남 통영의 통영택시에서도 조합원 9명으로 구성된 새로운 노조가 설립신고서를 제출, 기존의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노조와 공존하게 됐다.

경기도에서는 이날 유일하게 용인시에 있는 용인운수에서 직원 30명으로 구성된 새로운 노조가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밖에 인천에서는 택시업체 4곳과 버스업체 2곳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6개 사업장에서 복수노조 설립 신고서가 제출돼 눈길을 끌었다.

◇ ‘급할게 없다?’....접수 창구 ‘한산’

복수노조 설립신고를 받는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담당부서와 노동관서는 이날 오전부터 얼마나 많은 노조가 신고서를 제출할지 촉각을 곤두세웠으나 창구는 하루 종일 한산한 모습이었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SK에너지, 에쓰오일 같은 대형 사업장이 있는 울산에서는 복수노조 설립 신고가 한 건도 없었다.

’무노조’를 고수하는 삼성 계열 사업장에서도 복수노조 설립 신고서가 제출되지 않았다.

노조신설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용인 에버랜드에서도 새로운 노조설립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수원의 삼성전자와 삼성 LED, 삼성SDI, 성남 분당의 삼성테크윈 등에서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원지역도 이날 오후 2시가 넘을 때까지 한 건의 노조설립 신고서가 접수되지 않았고, 충북, 전북, 경남지역도 마찬가지였다.

경남과 충북 지역에는 복수노조에 대한 문의전화가 일부 걸려왔으나 대부분 설립절차에 대한 문의보다는 복수노조 자체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수준이었다.

양대 노총 산하 342개 노조지부, 389개 노조가 활동 중인 강원지역은 문의전화가 아예 없었다.

군산시청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오늘은 첫날이라 기업 노조원들이 동향 파악만 할 뿐 선뜻 나서지 않는 것 같다”면서 “본사가 있거나 주력 공장이 있는 곳에서 신청하는 대기업을 제외하면 향토기업 중에서 복수노조를 신청하려는 곳은 실제로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아무 때나 복수노조 설립신고를 할 수 있게 되면서 단체협상을 앞두고 필요한 시점에 신고서를 내려는 사업장이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급할 게 없어서 굳이 복수노조 설립 허용 첫날 신고서를 제출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경기도 일자리정책과 관계자는 “첫날이어서 긴장하고 복수노조 설립 신고서 제출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데 접수 건이 한 건밖에 없었다”면서 “그리 서둘러 급하게 신고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업장이 많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인유 이재현 심규석 임청 박창수 김영만 최정인 장영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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