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4일 “2020년부터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최근 ‘고용 참사’와 최저임금 인상의 연관성을 놓고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속도 조절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홍 후보자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 기간 확대와 관련해서는 “현행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로 먼저 완화하는 게 수용도가 가장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임대주택 사업자 등록 의무화 문제에 대해 “사업자를 투명하게 하기 위해서는 등록을 의무화하면 가장 좋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지금 정부로서는 자율적으로 등록하도록 유도하고 의무제는 1∼2년 동향을 보고 검토할 대상이 아닌가 싶다”고 신중론을 폈다.
홍 후보자는 경제 상황이 불황이나 침체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둔화 국면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최근 2분기 모두 플러스 성장을 한 만큼 침체는 아니다”라면서 “다만 경제팀은 경제 위기라는 인식을 갖고 엄중하게 대책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후보자는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 중 우선순위에 대해서는 “조화를 이뤄서 가야 하지만 엄중한 경제 상황을 볼 때 혁신성장에 속도를 내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소득주도성장의 효과가 언제 나타날 것이냐는 질문에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성과가 지표에 반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여야는 홍 후보자의 자질을 놓고 공방도 벌였다. 야당은 경제 위기에도 기존 정책 기조를 전환하려는 의지가 없다며 ‘예스맨’, ‘청와대 바지사장’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은 “정책 기획력과 조정 능력이 뛰어나다”고 맞받아쳤다. 홍 후보자는 “소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병역 면제도 도마에 올랐다. 엄용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홍 후보자는 재학생 신분을 이유로 신체검사를 4번 연기했고 1985년 폐결핵이 석회화된 음영으로 나타났지만 면제 요건이 안 돼 1급 현역 판정을 받았다. 병역기피 시도가 실패한 것”이라면서 “1986년 만성간염으로 면제받았는데 진단서를 받은 절차도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자는 “병역기피 시도가 실패했다고 한 것에 굉장히 모욕감을 느낀다”면서 “당시 간 치료약이 없었고 법정 전염병이어서 군에서 그렇게 판단한 것이다. 고위공직자가 병역 의무를 못 한 것은 개인적으로 안타깝고 송구스럽지만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10년 이상, 지금도 복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8-12-05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