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유족·여론 호응…세월호 인양으로 한발짝

朴대통령, 유족·여론 호응…세월호 인양으로 한발짝

입력 2015-04-06 12:03
업데이트 2015-04-0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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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인양 ‘긍정적 메시지’는 처음…靑 “인양 가능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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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열흘 앞둔 6일 선체 인양에 대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은 유가족의 요구와 국민적 여론에 호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결론이 나면 실종자 가족과 전문가의 의견과 여론을 수렴해서 선체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선체 인양에 대해서는 ‘기술 검토 후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인양을 최종 결정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해왔고, 박 대통령의 시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여야 대표와 청와대에서 3자회동을 한 자리에서 “이제 참사 1주년이 다가오는데 인양문제에 대해 정부가 의지를 표명해줬으면 좋겠다. 대통령께서 챙겨주시면 좋겠다”는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요구에 대해 “작년에 세월호 범정부사고대책본부를 해체할 때 이 문제를 공론화해서 잘하기로 했으니까, 그 논의를 잘 지켜보면서 하면 되지 않겠나”라고 답한 바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기존의 정부 방침과 비교해 선체 인양 쪽으로 한 단계 진전된 것으로 보인다.

’인양 가능 여부에 대한 기술적 검토’와 ‘유족·전문가 의견·여론 수렴 등 공론화’를 여전히 전제로 깔기는 했지만, 박 대통령이 처음으로 선체인양에 대해 ‘적극적 검토’라는 언급을 내놓으면서 실제 정부가 ‘세월호 인양’ 쪽으로 방침을 굳힐 가능성이 커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인양에 대해 ‘적극적’이라는 전향적인 발언을 하면서 인양 가능성이 1%라도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세월호 유가족이 삭발 농성에 들어가는 등 정부의 세월호 관련 방침이나 정책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선체 인양과 관련, 최근 인양을 포기한 스웨덴 에스토니아호의 사례가 언론에 종종 노출되면서 유가족이 “정부가 인양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며 의심을 하는 상황에서 선체인양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발신함으로써 참사 1주기를 맞은 유가족의 요구에 호응하는 동시에 이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세월호 정국에서 국정과제 추진이 ‘올스톱’ 상태에 빠지거나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곤욕을 겪은 상황에서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조성되는 것을 차단할 필요성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최근 1주기를 앞두고 국민적 여론이 선체 인양 쪽으로 쏠리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여론조사를 실시,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선체 인양에 대한 찬성 여론은 77.2%로 압도적이었다. 서울신문이 에이스 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64.3%가 선체 인양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왔다.

다만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선체 인양에 대한 공론화의 한 방법으로 여론조사를 하자는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등 일각의 제안에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인사는 “일단 기술적인 검토 결과가 나오면 물적·인적 비용이나 소모적 논쟁으로 인한 국론분열 여부 등 여러가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할 문제이지 여론조사로 결정할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참사 1주인 오는 16일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것도 부정적인 기류가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담화를 한차례 발표했기 때문에 1주기 때 다시 담화를 발표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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