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문제 한일협의’ 日수용 등 구체방안 거론
다음주 개최되는 핵안보 정상회의에서 한일 양국 정상이 만나기 위한 요건으로 정부가 일본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계속 거론하면서 그 내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우리 정부에서 일본에 ‘진정성 있는 조치’라는 말을 쓴 것은 지난해 1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이후다.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하던 수준에서 나아가 일본이 메가톤급 도발을 일으키고 한일관계를 파탄 낸 만큼 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일본의 선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힌 것이다.
정부는 그러나 ‘진정성 있는 조치’의 구체 내용에 대해서는 “일본이 잘 알 것”이라면서 공식적으로는 언급을 안하고 있다. 이는 특정한 행동을 명시할 경우 우리 정부가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진정성 있는 조치란 우리 정부가 그동안 일본에 촉구했던 내용을 포괄하는 것이란 말이 많다.
구체적으로는 야스쿠니신사 참배 중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포기, 동해표기 및 교과서 문제 등이다.
정부는 특히 이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핵심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 문제가 전시(戰時) 여성의 인권 문제로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도 해결을 촉구하고 있는 사안인데다 피해자가 고령이어서 해결이 시급하다는 점에서다.
여기에는 다른 현안과 달리 일본의 추가적인 노력이 가능한 부분이라는 현실적인 인식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명박 정부 당시에 한일 양국이 위안부 문제 타결 직전까지 갔었다는 후문도 지난해 전해진 바 있다. 주한 일본대사의 사과와 인도적 조치를 위한 자금 지원, 피해자에 대한 일본 총리의 서신 등을 놓고 양국이 협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안은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과 보상 등 우리가 그동안 요구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데다가 지난해 말 출범한 아베 내각에서는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위한 양자 협의를 제안했다는 점에서 일본이 이런 협의를 수용하는 수준에서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8일 “우리가 행동으로 진정성을 입증하라고 했으니 현재는 일본이 어떻게 할지를 지켜봐야 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