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남은 인수위… 김용준위원장 체제 그대로 유지할 듯
언론 검증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자진 사퇴한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가 겸임해 온 대통령직인수위원장직을 계속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활동 기간이 3주 남짓 남은 ‘인수위호(號)’는 김 위원장 체제 아래 마무리될 전망이다.박근혜(오른쪽) 대통령 당선인이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정무분과 국정과제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가운데 옆에 앉은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굳은 표정으로 이를 듣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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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부위원장인 진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위원장직 수행을) 그냥 하시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진 부위원장은 “그게 박 당선인의 뜻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확인을 못 했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인수위 건물에서 예정된 정무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 예정대로 참석했다. 위원장직을 계속 유지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예예예”라고만 대답했다. 김 위원장은 당선인에 대한 업무보고를 마친 뒤 인수위원들과 티타임을 갖고 총리 후보에서 사퇴한 배경을 설명하고 인수위원장직을 계속한다는 것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7시쯤 인수위를 나서면서는 “위원장직을 유지하기로 하셨다는데”라는 기자들의 질문엔 “앞으로 뭐 밥 먹고 잠자고 다 하는 거지”라는 말로 답변을 피해 갔다. 한편 박 당선인은 이날 환한 표정으로 입장했고 토론회 모두 발언에서도 김 위원장과 관련한 별도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인수위는 김 위원장이 비록 새 정부 초대 총리 후보에서 낙마했다는 정치적 낙인은 찍혔지만 인수위원장으로서의 업무 수행은 별개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활동 기간이 7주에 불과한 상황에서 절반이나 지나 왔고 새 총리 및 장관 후보 인선, 인사청문회 등 남은 일정도 촉박하다. 김 위원장이 남은 기간 인수위 활동을 마무리 짓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게 현실적 판단이다. 최대석 외교국방통일분과 인수위원이 중도하차한 데 이어 인수위원장까지 사퇴하면 그 파장이 만만치 않다. 여기에 인수위가 ‘수장 공백’ 사태로 휘청대면 박 당선인의 정책공약 로드맵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