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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사죄의 삼배’하고 또 노선 투쟁

민주 ‘사죄의 삼배’하고 또 노선 투쟁

입력 2013-01-15 00:00
업데이트 2013-01-1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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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원 간 문희상 “사즉생 각오”…의원 127명 중 40여명만 참석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와 현역 의원, 당직자 등 200여명이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입구 바닥에서 국민을 상대로 ‘사죄의 삼배’를 올렸다. 당 혁신에 앞서 대선 패배 이후 보여준 민주당의 지리멸렬한 모습을 참회하는 행보에 나서면서다. 존폐 기로에서도 계파 갈등으로 구태의 단면을 보여줬던 민주당이 ‘백척간두’에 서서야 국민 앞에 엎드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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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린 민주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과 박기춘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 및 당직자 등이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입구 바닥에서 국민에게 사죄의 삼배를 하고 있다. 이호정 기자 hojeong@seoul.co.kr
엎드린 민주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과 박기춘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 및 당직자 등이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입구 바닥에서 국민에게 사죄의 삼배를 하고 있다.
이호정 기자 hojeong@seoul.co.kr
문 비대위원장은 “이제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삼배에 참여한 현역 의원은 127명 중 40여명에 불과했다. 비대위 첫날부터 대선 패배 책임론 공방이 어김없이 재연되고 계파 간 노선 투쟁이 시작되는 등 험로가 예고되고 있다.

이용득 비대위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오늘 아침 현충원에 갔을 때 많은 의원이 보이지 않았다. ‘너희들끼리 잘하나 봐라’ 하는 식의 마음이면 민주당은 변화하고 발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이에 문 비대위원장이 “우리가 연락을 못 했거나 외국에 있어 참석하지 못했을 뿐”이라며 “개인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좋으나 불쑥 이야기하면 이견으로 비친다”고 말해 첫 회의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대선 패배 책임론에 대한 장외 공방전도 벌어졌다. 비주류인 안민석 의원은 TBS 라디오에 출연해 “이길 수 있는 총선, 대선에서 진 본질적인 원인은 당 내부의 계파에 있다. 계파가 ‘만악’(萬惡)의 근원”이라며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를 겨냥했다. 이에 대해 친노 직계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PBC 라디오에서 “친노라는 이름은 정치적 정파로서의 실체적 개념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친노이자 ‘친김대중’”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의 행보는 당 재정비 작업에 손도 대지 못하는 민주당의 마음을 조급하게 하고 있다. 안 전 후보 캠프에서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던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미국에 체류 중인 안 전 후보의 정치 행보와 관련해 “(안 전 후보가 한국에) 오면 준비가 돼서 오는 것”이라고 말해 귀국과 함께 구체화된 계획을 제시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 상태로는 안 전 후보의 귀국만으로도 당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당의 조속한 재정비를 위해 계파 중심의 논쟁 구도를 혁신 방안 중심의 논쟁 구도로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통해 당이 원심력을 가져야 새 흐름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했다. 김종욱 동국대 객원교수는 “비대위가 건강한 정책, 노선 논쟁을 할 수 있는 장이 되는 게 중요하다”며 “그래야만 전당대회도 건강한 정책 논쟁의 선상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선 투쟁은 이미 시작된 분위기다. 당의 노선을 중도 쪽으로 ‘우향우’해야 한다는 주장과 진보적 선명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반론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문병호 비대위원은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의 정책은 새누리당보다 더 진보적이고 유능해야 한다”며 선명성을 강조한 반면 김동철 비대위원은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는 시대의 화두가 틀림없으나 외교 안보적 사안까지 진보, 진보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노선 전환을 요구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수석부대표 회담을 열고 24일 임시국회 개회에 합의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2013-01-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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