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차관상환 침묵… “채무불이행 선언 사유 발생”

北 차관상환 침묵… “채무불이행 선언 사유 발생”

입력 2012-07-15 00:00
수정 2012-07-1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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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3만달러 상환 만기 지나..’상환 재촉구’ 검토

상환 만기가 지난 대북 식량차관에 대해 북측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채권자인 우리 정부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할 수 있는 사유가 발생했다.

정부 당국자는 15일 “식량차관 첫 원리금(583만4천달러) 상환일이 지난달 7일 도래했고, 이를 알리는 대북 통지문을 같은 달 15일 북측이 수령했지만 북측이 상환 여부에 대해 오늘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차관계약서에는 북한이 상환 통지문을 받은 시점부터 30일간 아무런 답변이 없으면 채권자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면서 “북측이 오늘까지 답변이 없어 사실상 채무불이행 상태를 선언할 수 있는 사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채무불이행 사유 발생은 채무불이행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것과는 다르며,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선언할 수 있는 권리가 채권자에게 발생했다는 의미다.

채무불이행 사유가 발생했지만, 정부가 당장 북한의 채무불이행을 선언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북측의 채무 불이행을 선언해도 채무상환을 강제할 현실적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국제거래에서는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면 채무국이 국제신인도 하락 등으로 큰 타격을 받지만, 북한은 정상적인 국제경제ㆍ금융질서에 들어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정부는 조만간 원리금 상환을 촉구하는 통지문을 북측에 다시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정부가 2007~2008년 제공한 8천만달러 상당의 경공업 원자재 차관에 대해 차관의 3%에 해당하는 240만달러어치의 아연괴(1만5천t)를 2007년 12월과 2008년 12월 두 차례에 걸쳐 상환한 전례가 있다.

따라서 경제난을 겪는 북측의 식량차관 상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앞으로 남북관계 정상화 시 현물 등의 방식으로 갚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정부는 대북 식량차관으로 2000년 외국산 쌀 30만t, 옥수수 20만t 지원을 시작으로 2007년까지 총 쌀 240만t과 옥수수 20만t을 북한에 지원했다. 총 7억2천4만달러 규모다. 연리 1%에 10년 거치 20년 분할상환 조건이다.

북측은 2037년까지 연 1%의 이자를 합쳐 8억7천532만달러를 갚아야 한다.

이 가운데 2000년 제공한 대북 차관(쌀 30만tㆍ옥수수 20만t, 8천836만달러)의 첫 상환분 583만4천372달러의 상환기일이 지난달 7일 도래했었다. 상환이 지연되면 연리 2%의 연체이자도 부가된다.

통일부에 따르면 식량 차관 외에도 철도ㆍ도로 자재장비 1억3천만달러, 경공업 원자재 8천만달러 등의 대북 차관도 제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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