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자살막는 ‘사이버 파수꾼’ 정경학 준위

군인 자살막는 ‘사이버 파수꾼’ 정경학 준위

입력 2011-12-19 00:00
업데이트 2011-12-19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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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0-60건 발견해 해당 부대 통보”

사이버상에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는 군인을 찾아내 목숨을 살리는 임무를 수행하는 ‘사이버 파수꾼’이 있어 눈길을 끈다.

육군수사단 과학수사센터 사이버 수사팀장 정경학 준위가 그 주인공이다.

19일 육군에 따르면 1982년 군에 들어와 2000년 육군 사이버수사대 창설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정 준위는 인터넷에 각종 군기 문란 자료나 동영상이 올라오면 이를 식별해 차단하는 임무를 주로 수행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병사들이 인터넷 카페 게시판 등에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는지 여부를 추적하는 것이 더 중요한 임무가 됐다.

육군수사단이 개발한 ‘사이버 순찰 프로그램’(CWP)에 신변 비관이나 자살을 암시하는 단어가 자동 검색되는 기능을 마련해 해당 글이 뜨면 즉각 게시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이다.

정 준위는 “군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죽고 싶다’ ‘힘들다’고 토로하는 심상치 않은 글이 있으면 IP 추적 등을 통해 해당 부대에 연락한다”면서 “소속부대 지휘관이나 병영생활 전문상담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례가 매년 50∼60건에 달한다는 정 준위는 “병사들이 20대 사이버 세대이기 때문에 군에서도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인터넷상의 군 기강 문란행위도 적발한다. 인터넷에 군용물 불법 유통이나 군사정보 유출 등의 내용을 담은 글이나 사진, 영상이 올라오면 이를 차단하고 있다.

CWP는 군용물 관련 내용이 가장 많이 게시되는 300여개의 인터넷 사이트를 자동으로 검색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사이트에 위법성이 있는 게시물이 올라오면 CWP가 내장된 컴퓨터 화면에 실시간으로 팝업창이 뜬다.

정 준위는 군내에서 유일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디지털기기 물리복구 기능자’로 꼽힌다.

그는 “사건에 중요한 증거물인 컴퓨터 메모리가 불에 타거나 물에 빠지면 수사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는데, 그 작고 민감한 칩을 살려냈을 땐 짜릿한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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