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한테 물어보든지”…안하무인 피감기관

“대통령한테 물어보든지”…안하무인 피감기관

입력 2010-10-23 00:00
업데이트 2010-10-2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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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시작한 국회 국정감사가 22일 사실상 마무리되는 가운데 올해 국감에서도 피감 기관인 정부 부처 및 산하기관의 무성의한 태도가 논란이 됐다.

상당수 기관의 ‘자료 미제출’과 국정감사장에서 협박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 일부 피감기관장의 안하무인식 태도가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견제 및 정책토론의 장’이라는 국감의 취지를 크게 훼손시켰다는 비판에서다.

특히 일부 상임위는 피감기관장의 발언 때문에 국감 자체가 파행을 겪었다.

환경노동위의 지난 15일 국감에서는 정인수 고용정보원장의 공세적 답변 태도로 감사가 잠시 중단됐다. 민주당이 사전 보도자료를 통해 제기했던 각종 특혜의혹에 대해 정 원장이 국감 도중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해 국감장에서 쫓겨난 것이다.

지난 6일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국감에서 조희문 영화진흥위원장은 지난 6월 임시국회 때와 똑같은 인사말 자료를 배포했다가 퇴장당했다. 영진위는 19일 다시 국감을 받았다.

지식경제부 산하기관인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도 기관장의 불성실한 답변 태도가 문제가 돼 11일에 이어 19일에 다시 국감을 했다.

산하기관뿐 아니라 일부 부처의 장관도 ‘막말’로 도마 위에 올랐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지난 5일 국방부 국감에서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말해도 믿지 않으면서 왜 제게 질문하느냐. 대통령에게 확인하든지 하라”고 쏘아붙여 감사위원들의 반발을 샀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5일 문방위 국감에서 야당 의원 질의에 답하면서 “저 장관 오래 안 합니다”고 말해 민주당 의원은 물론 일부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국감에서는 피감기관의 ‘자료 제출 거부’도 문제가 됐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이날 국회사무처로부터 제출받은 49개 피감기관에 대한 의정자료시스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관은 4만5천405건의 요청자료 가운데 38.7%인 1만7천578건의 자료만 제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자료 제출에는 평균 20일(기관별로 2∼137일)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별 자료 제출률은 교육과학기술부가 0.5%로 가장 낮았으며 지식경제부(1.1%), 법무부(1.3%),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2.1%), 국무총리실(3.7%), 중앙선거관리위(3.9%) 등의 순이었다.

반면 특임장관실(90%), 여성가족부(95.6%), 병무청(99.4%), 헌법재판소(99.7%) 등 일부 피감기관은 90%가 넘는 제출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국감 자료 제출을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피감기관장이 국회를 무시하는 답변을 할 경우에는 상임위 차원에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일부 국회의원의 지나친 자료 요구와 고압적인 국감 태도도 병행해서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 의원은 “충실한 국정감사를 위해서는 국가기관의 자료제출이 전제돼야 한다”며 “자료제출 거부 문제가 법적 처벌보다는 행정부의 자기반성을 통해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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