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이재오 ‘서로 90도 인사뒤’ 은근한 신경전

손학규-이재오 ‘서로 90도 인사뒤’ 은근한 신경전

입력 2010-10-08 00:00
업데이트 2010-10-0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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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이재오 특임장관이 8일 상견례에서 4대강과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 현안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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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8일 오전 국회 대표실을 찾은 이재오 특임장관과 서로 90도로 몸을 낮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8일 오전 국회 대표실을 찾은 이재오 특임장관과 서로 90도로 몸을 낮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장관이 손 대표의 취임 축하 인사차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방문한 자리에서였다.

두 사람은 과거 박정희 군사정권에 맞서 한일 국교정상화 반대시위를 주도했던 ‘6.3’ 동지이자 15.16대 국회 때 한나라당에 함께 몸담았던 동료였지만 이날 제1야당의 수장과 ‘여권 실세’로 다시 만났다.

전날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를 만나 잔뜩 각을 세웠던 손 대표는 이 장관에게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처음엔 “제1야당의 뜻을 존중하겠다”며 묵묵히 듣고만 있던 이 장관도 4대강 문제가 나오자 반론을 펴고 나섰다.

손 대표는 언론에 공개되던 두 사람의 회동이 비공개로 전환되자마자 이 장관에게 “4대강 사업을 그대로 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고 전현희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이 장관은 “토목기술의 발달로 4대강 공사의 진척이 너무 빠르다. 벌써 공사의 40%가 진행됐고 보의 경우 60%나 진도가 나간 상황”이라면서 “지금 중단하게 되면 좀 힘든 상황”이라며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손 대표는 “이런 식으로 공사를 강행한다면 만약 우리가 집권했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뼈있는 농담을 던지면서 “여론 수렴도 하지 않고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유감이다. 국회 4대강 검증특위를 구성해 국민과 야당의 여론을 수렴하는 게 옳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한미FTA 문제를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손 대표는 “한미FTA는 국익을 우선하고 있는데 미국 의원들이 자동차.쇠고기.섬유 부분에서 재협상을 주장하고 나오는 것에 대해 우려가 있다”며 “야당에서도 독소조항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전면 재협상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야당과 국민의 우려를 전부 무시하고 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을 원만히 치르기 위해 미국에 국익을 대폭 양보하려는 것 아니냐”며 “국내 산업피해 대책 마련을 위한 국회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장관은 “한-EU, 한미 FTA는 10년, 20년 후 미래를 보고 하는 것”이라며 “야당도 (정부가)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너무 일방적으로 한다고 봐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손 대표는 이날 또 취임 인사차 국민참여당 이재정 대표를 예방했다.

이 대표는 손 대표에게 “연대.연합정치의 한가운데에서 책임있는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하면서 최근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제출한 북한주민 인권 개선 결의안에 대해 “호되게 한나라당을 쳐도 부족한 때에 한나라당을 도와주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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