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애를 꿈꿔…평범한 여자로 살고 싶어”

“다음 생애를 꿈꿔…평범한 여자로 살고 싶어”

입력 2013-03-08 00:00
업데이트 2013-03-08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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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득 위안부 할머니 일대기 ‘나를 잊지 마세요’ 출간기념회…경남도 초중고교 교재로 활용

“저는 항상 다음 생애를 꿈꾸고 있습니다. 한 남자의 여자로서 결혼하고 내 아이를 갖고 싶습니다.”

7일 경남도교육청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국내 최고령 생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가 착잡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경남교육청 제공
7일 경남도교육청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국내 최고령 생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가 착잡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경남교육청 제공


김 할머니가 증언한 중국과 필리핀에서의 위안부 생활이 생생히 담겨 있는 ‘나를 잊지 마세요!’. 경남교육청 제공
김 할머니가 증언한 중국과 필리핀에서의 위안부 생활이 생생히 담겨 있는 ‘나를 잊지 마세요!’.
경남교육청 제공


경남도교육청은 통영시에 살고 있는 최고령 생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96) 할머니의 생생한 증언을 기록한 ‘나를 잊지 마세요’를 발간해 7일 출판 기념회를 열었다.

고영진 도 교육감과 도 교육청은 책을 발간하기 위해 지난해 9월 국어·역사 전공 교사 등 7명으로 집필위원을 구성한 뒤 김 할머니를 여러 차례 방문해 증언을 듣거나 서면 인터뷰를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증언을 수집했다.

책은 90쪽 분량으로 김 할머니가 22살 때이던 1939년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 중국과 필리핀에서 1945년까지 7년 동안 강제로 위안부 일을 했던 몸서리쳐지는 내용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통영에 살던 김 할머니는 어느 날 낯선 남성에게 이끌려 부산에서 배를 타고 중국 다롄으로 끌려가 ‘후미코’라는 이름으로 3년간 위안부 일을 했다. 김 할머니는 “몸서리쳐지는 일은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됐다. 매일 군인들이 방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줄을 섰고 아프다는 호소도 통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평일에는 사병, 토·일요일에는 장교들이 찾아왔다. 하루에 보통 10명이 넘는 군인들을 상대했으며 한 부대가 몰려오는 날에는 옷을 입거나 밥 먹을 시간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김 할머니는 “고통을 견디지 못해 몰래 도망가는 위안부들도 많았지만 붙잡히면 다른 위안부들이 보는 앞에서 총살을 당했다”는 끔직한 증언도 했다. 김 할머니는 중국에서 필리핀으로 끌려가 똑같은 일을 4년 동안 더 하던 중에 도망쳐 한국으로 돌아왔다. 출판기념회에서 김 할머니는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공식으로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을 보고 죽는 것이 소원”이라며 일본의 사죄를 촉구했다.

도 교육청은 김 할머니의 사연이 담긴 책과 함께 1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CD 등을 활용해 이번 학기부터 초등학교 5~6학년과 중·고교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두 시간 이상 위안부 피해 문제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2013-03-0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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